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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자산에 얽힌 순교자들의 거룩한 사랑
치명자산에 얽힌 순교자들의 거룩한 사랑
  • 문민주
  • 승인 2018.10.09 17: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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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선현대무용단, 11·12일 전주한벽문화관서 ‘백년의 조각들’
절제된 안무와 무대 연출로 순결한 영원의 고독 그려내

“누이여, 천국에서 다시 만납시다” (유중철이 아내 이순이에게 보낸 서한 중)

전주 치명자산에 얽힌 순교자들의 거룩한 사랑 이야기가 우아하고 절제된 몸짓으로 형상화된다. 절대 신을 향한 믿음으로 무한한 본능과 욕망을 비워낸 동정부부. 그들의 사랑은 가볍고 자극적인 현대인의 관계를 한 번쯤 되돌아보게 한다.

강명선현대무용단이 20주년 특별기획전 ‘여정’을 시작으로 특별기획공연 ‘백 년의 조각들- 치명자산 몽마르뜨’를 선보인다. 11~12일 오후 7시 전주한벽문화관 공연장.

‘백 년의 조각들-치명자산 몽마르뜨’는 한국의 몽마르트라고 불리는 치명자산을 모티브로 창작한 작품이다. 치명자산 성지에는 전라도 최초의 신자인 유항검 아우구스티노와 그의 아들 부부 유중철 요한·이순이 루갈다 등 순교자 7명이 묻혔다. 치명자는 순교자를 이르던 말이다. 동정부부로 널리 알려진 유중철과 이순이도 순교자들이다. 이들은 동정을 지키기로 맹세하고 결혼 후에도 남매처럼 지냈다고 한다. 이러한 배경으로 작품 전반에는 순교자들의 영성(靈性)이 고요하게 머무른다.

강명선 총예술감독은 두 사람의 고결한 삶과 사랑을 절제된 안무와 무대 연출로 그려낸다. 그간 그가 보여줬던 작품들과는 결이 다르다. 동정부부를 다룬 만큼 남녀 무용수가 부딪히는 장면은 없다. 절대 신을 향한 순결한 영혼들의 끝없는 고독만 드러낼 뿐이다. 무대도 여백의 미를 강조했다.

대신 그의 솔로 안무와 치명자산에 관한 이미지 영상으로 전체적인 분위기를 형성했다. 무대영상연출은 정상용 동아방송예술대 무대미술과 교수가 맡았다. 조안무는 김영진 System on public eye 예술감독, 강소영 백야무용예술원 대표가 책임졌다.

강명선 총예술감독은 “동정부부는 작품을 준비하는 내내 나에게 지속해서 질문을 던졌다. 사랑에 관한 수많은 작품을 발표해왔지만 50대가 돼서야 ‘진짜 사랑이란 이런 것이구나’라고 느꼈다”며 “결국 완성된 사랑은 부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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