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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백제] (200) 10장 백제령 왜국 16
[불멸의 백제] (200) 10장 백제령 왜국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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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10.16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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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원호 / 그림 권휘원

“무엇이? 신라소가?”

흠칫 머리를 든 소가 이루카가 다시 물었다.

“불에 타고 있다는 거냐?”

“예, 대감.”

가쁜 숨을 몰아 쉬면서 사다케가 말했다.

“예. 신라소 안의 신라인은 물론이고 지원을 나온 호족들은 모두 몰살당했습니다.”

“네가 보았어?”

“예. 순찰병을 데리고 가서 보았습니다.”

“누, 누구를 만났느냐?”

“예. 백제군 장수인데 청색 띠를 허리에 두르고 있었습니다.”

“그럼 12품 문독 이하다.”

이루카가 말했지만 백제군 16품 극우 벼슬이라고 해도 왜국에서는 어렵게 본다. 백제방 소속 관리는 물론 병사도 왜국에서는 직접 연행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이루카가 어깨를 늘어뜨리며 말했다.

“신라소가 순식간에 멸망했구나. 백제군의 수뇌는 누구냐?”

“은솔 계백이라고 합니다.”

“으음.”

“불타는 대문 앞에 대아찬 박경과 화랑 둘의 머리가 창대에 꽂혀 있었습니다. 호족들의 머리는 땅바닥에 놓였구요.”

“김부성 머리도 내걸렸더냐?”

“김부성은 불에 타서 시체를 찾이 못했다는 말도 있고 도망쳤다는 말도 있습니다.”

“비겁한 놈.”

“대감.”

옆에서 중신 마에온이 말했다.

“시급히 부친께 연락을 드리시지요. 이런 일은 부친과 상의하셔야 합니다.”

“시종을 보내라. 아니, 내가 가겠다.”

이루카가 벌떡 일어섰을 때다. 청 밖이 수선스러워지더니 불빛이 왔다갔다 했다. 아직 축시(오전 2시)가 조금 지났을 뿐이어서 사방은 먹물 속 같다. 그때 시종이 서둘러 청으로 들어서며 말했다.

“대감, 전(前) 섭정께서 오셨습니다.”

에미시를 이곳에서는 그렇게 불린다. 곧 소가 에미시가 청으로 들어섰다. 이루카의 인사를 받은 에미시가 중신들과 함께 청 안에서 마주보고 앉는다. 분위기가 어두웠고 서두르고 있다. 에미시가 묻는다.

“들었느냐?”

“예, 그래서 아버님께 가려던 중입니다.”

이루카가 눈썹을 모으고 에미시를 보았다.

“백제방이 신라소를 멸망시켰습니다. 아버님.”

“김부성이 도망쳤지만 곧 잡힐 것이다.”

“신라소 측에 붙었던 호족들도 이번에 다 죽은 것 같습니다.”

“그놈들은 우리한테도 불만을 품은 무리들이니 잘 된 거다.”

“아버님, 백제방이 앞으로 어떻게 나올까요? 그 여세를 몰아서….”

“그래서 내가 온 것이야.”

입맛을 다신 에미시가 지그시 이루카를 보았다.

“넌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

“예? 저는….”

“백제방 계백은 상승 장군이다. 대야성 김품석을 죽이고 연개소문과 의형제를 맺었다는 소문이 난 용장이야. 더구나 안시성에서는 당황제의 눈알 하나를 빼놓았다. 자, 너는 계백을 어떻게 할 것이냐?”

“…….”

“내일 날이 밝으면 백제방에 왜국 호족들이 구름처럼 몰려올 것이다. 오늘밤에 죽은 호족 놈들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고 충성을 맹세하겠지.”

“…….”

“왜국 군병의 수문은 백제군을 이끄는 계백의 눈에는 원숭이 무리로 보일 것이다. 자, 네 복안을 듣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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