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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백제] (201) 10장 백제령 왜국 17
[불멸의 백제] (201) 10장 백제령 왜국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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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10.17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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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가 에미시의 중신(重臣) 이키타가 백제방으로 풍 왕자를 찾아왔을 때는 오전 묘시(6시) 무렵이다. 이른 아침이었지만 백제방은 사람들로 가득찼고 활기에 넘쳐 있었다. 이곳 저곳에서 함성까지 터졌기 때문에 위축된 이키타는 풍 왕자 앞에 엎드리자 숨부터 가누었다. 풍의 옆쪽에 계백이 서 있었는데 갑옷 차림이다. 전장(戰場)에서 밴 피냄새가 나는 것 같다.

“전하, 전(前) 섭정 소가 에미시가 저를 보냈습니다.”

이키타는 60세, 풍과 안면이 많다. 청안에는 백제방의 중신 10여명과 장수들이 둘러서 있었지만 조용하다. 풍의 시선을 받은 이키타가 말을 이었다.

“이번에 신라소는 백제방 관리들을 기습하여 살육했고 그 혐의를 소가 가문에 씌웠습니다. 그 죄를 물어야 했는데 백제방에서 처리해주셨습니다. 전(前) 섭정께서는 전하께 감사 말씀을 전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냐.”

풍이 정색하고 머리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 수괴인 김부성이 도망쳤다.틀림없이 아스카에서 배를 타려고 할 것인즉 대신의 도움이 필요하다.”

“네, 전하.”

어깨를 편 이키타가 풍을 보았다.

“그래서 전 섭정께서는 현(現) 섭정께 말씀하셨습니다. 아스카까지 가는 길목의 모든 영주에게 전령을 보내 김부성을 잡으라고 했습니다. 또한 아스카항 수비장에게 신라선(船)을 떠나지 못하도록 지시를 내렸습니다.”

“잘했다.”

풍의 칭찬을 받은 이키타가 한숨을 쉬고나서 옆쪽의 계백을 힐끗 보았다.

“전하, 소가 에미시의 전갈입니다.”

“말하라.”

“이번에 신라소의 폭도들에게 가담한 아리타와 마사시가 전장에서 죽었으니 죄값을 받은 것입니다.”

“그렇지.”

“그런데 아리타와 마사시의 영지는 붙어 있는데다 두 영지를 합하면 10만석 가깝게 됩니다.”

모두 시선만 주었고 이키타의 목소리가 청을 울렸다.

“두 영지의 영주가 하룻밤에 사라졌으니 주인없는 백성은 물론이고 병사들이 떠돌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풍이 재촉하듯 물었다.

“그 영지를 소가 가문이 갖겠단 말이냐? 여왕께서 결정하실 일이다.”

“그 영지를 은솔 계백이 다스리게 하는 것이 낫겠다고 하십니다.”

그순간 풍이 숨을 들이켰고 계백은 머리를 기울였다. 청에 모인 문무(文武)관리들도 서로의 얼굴을 보았다. 그때 이키타가 말을 이었다.

“그 영지를 백제방의 은솔이 영주로 다스리게 하면 백제방의 기반이 더욱 굳어질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풍의 얼굴에 웃음이 떠올랐다. 백제방은 왕실과 밀접되어 있어서 영지를 직접 다스리지는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 소가 에미시는 백제방 장수와 계백에게 영주를 제의했다. 소가 가문은 부자(父子) 영지를 합하면 150만석 정도가 된다. 최대 영주인 셈이다. 제 왜국 전역에는 미개척지가 절반 이상이지만 7백만석 정도의 영지가 있다. 영주는 1백여명, 그때 풍이 입을 열었다.

“소가 대신이 계백을 제 휘하에 두려는 것 같군.”

혼잣말이었지만 모두 들었다. 그러더니 풍이 정색하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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