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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분권과 혁신도시 시즌2 로드맵] ⑮에필로그 - ‘차별 없는 대한민국‘ 지역균형발전이 만든다.
[지방분권과 혁신도시 시즌2 로드맵] ⑮에필로그 - ‘차별 없는 대한민국‘ 지역균형발전이 만든다.
  • 김윤정
  • 승인 2018.10.22 1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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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호에만 그쳤던 한국의 지역균형발전 논의
기획취재 과정서 느꼈던 한국의 수도권 집중현상 기형적 구조
분권과 균형발전 모두 가능하지만, 발전주체들의 무관심과 내부개혁 없이는 힘들어
'지방분권과 혁신도시 시즌2 로드맵'을 주제로 지난 5월 15박 17일의 일정으로 이탈리아와 영국 등 5개국을 돌며 취재한 김윤정 기자와 박형민 기자가 22일 전북일보사 편집국에서 취재 과정에서 느꼈던 점과 그간 연재했던 기사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조현욱 기자
'지방분권과 혁신도시 시즌2 로드맵'을 주제로 지난 5월 15박 17일의 일정으로 이탈리아와 영국 등 5개국을 돌며 취재한 김윤정 기자와 박형민 기자가 22일 전북일보사 편집국에서 취재 과정에서 느꼈던 점과 그간 연재했던 기사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조현욱 기자

지방분권과 혁신도시 시즌2 로드맵’ 기획 보도는 지역균형발전의 가장 현실적인 방법론으로 거론되는 분권과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취재를 진행했다. 취재진은 취재를 수행하며, 한국의 수도권 집중 현상이 가져온 서울공화국 현상이 국민 간 차별을 조장하고, 결국에는 ‘지방소멸’을 앞당겨 국가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전달했다. 그러나 취재 과정서 아쉬운 점도 많았다. 지역균형발전 담론을 ‘온전히 잘 전달했을까’라는 고민도 남았다. 전북을 물론 유럽 각국을 취재하며, 못 담았던 느낌과 이야기를 후일담으로 풀어본다.

△김윤정 경제부 기자=지난 5월부터 시작했던 기획 보도 연재도 이제 마무리가 됐습니다. 마지막은‘전문가 좌담회’를 기획했었는데 취재 과정에서 느꼈던 점 등에 대해서 많은 분이 궁금증을 가졌습니다. 우선 취재를 마치며 든 생각부터 나누시죠.

△박형민 사진부 기자=취재를 다섯 달간 함께 진행해온 사진기자로서 더 생생한 장면을 못 담은 게 아쉽습니다. 전북 지역민의 생활과 서울시민의 생활, 지방분권이 잘된 국가에서의 주민들의 모습은 분명 차이가 있었습니다. 보도사진이라 하더라도 관련 장면과 장소뿐 아니라 주변의 스케치를 오롯이 담아두는 것이 기록으로서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느낍니다.

△김윤정=저 또한 취재를 진행하며 만났던 많은 취재원의 이야기를 다 담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지역균형발전 논의를 폭넓게 취재하며 배운 점도 많았습니다.

△박형민=맞아요. 우리가 다녀온 유럽 국가 중 독일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독일은 ‘수도’가 가장 잘살 것이란 편견을 깨준 곳이에요. 우리나라 언론을 보면 수도인 서울이 반드시 잘 살아야 국가가 잘 운영된다고 하는 데 베를린의 사례를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고 생각해요. 베를린이 독일 안에서는 낙후된 지역이기 때문에 재정조정지원을 받는다는 사실을 접했을 때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에 대한 고정관념이 깨졌다고 할까요.

△김윤정=독일은 물론 미국 같은 연방제 국가일수록 지역균형발전의 토대가 강하다고 봅니다. 그러나 해외 전문가들이 지적했듯이 한국과 이들의 역사에는 큰 차이가 있어서 우리에게 맞는 대안이 설계돼야 하는데 그 논의가 20년 전과 비교해서 나아진 게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봤습니다. 지역균형발전 논의는 지방자치가 시작되기 전부터 쭉 이어져 온 것인데 지역의 현실은 더욱 척박해졌습니다. 그중 전북은 유독 더해요. 저는 전북에서 나고 자라 전북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점은 해가 지날수록 우리 지역의 위상이 떨어진다는 것 입니다. 그 사이 서울공화국은 더욱 공고해지고 있고요. 이러한 문제를 더 크게 부각해 지역민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담론’이 절실합니다. 이슈마저도 중앙이 장악하는 현실에서는 지역 현안에 관심이 점점 떨어질 수밖에 없어요.

△박형민=지역민의 애정과 관심이 중요하다는 것은 바르셀로나에서 가장 크게 느꼈던 것 같아요.  집마다 카탈루냐 깃발이 걸려있고, 웬만한 시민들은 자기 지역의 역사에 자부심을 느끼고 참여했습니다. 세계적으로 카탈루냐 독립문제가 주목받은 것도 시민의 힘이었죠. 물론 이곳은 민족 정서가 달라 단일민족으로 구성된 우리나라하곤 큰 차이가 있습니다만, 참여하는 대중이 많을수록 지방분권 논의에 탄력을 받지 않을까요.

△김윤정=서울은 전 세계에서도 인정하는 대도시입니다. 유럽에 가보니 서울만큼 크고 발전한 도시도 드물었어요. 그런데 외국인들에게 물어보면 서울이 곧 한국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서울공화국은 사실상 지방을 식민지로 만들었다는 겁니다. 지자체 고위 간부들이 자주 하는 하소연이 머냐면 중앙부처 공무원들이 찾아가도 만나주지 않는다는 겁니다. 시장은 물론 도지사가 찾아가도 기획재정부 예산 담당자가 코웃음을 친다는 소리도 많이 들려옵니다. 대표적인 식민지적 행태죠. 중앙에 애걸복걸하고 여기에 인맥을 통해야만 지방 현안 해결이 가능한 게 정상은 아니에요. 그런데도 중앙부처 공무원들은 이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합니다. 이게 국가공무원의 자세인지 묻지 않을 수가 없지요. 제가 중앙부처를 취재하면 항상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당신이 ‘대한민국 공무원’인지 ‘서울시’공무원인지 확실히 하라고요. 차별은 편견을 자양분으로 성장합니다. 차별은 상대적 약자를 착취함으로써 완성되는 개념이기도 하죠. 우리나라에는 많은 차별이 있습니다. 이중 지역 차별은 가장 심각합니다. 수도권에 사는 청년들에게 어디 사느냐고 물어보면 서울에 살고 있다 이야기합니다. 경기도민이라고 하지 않아요. 더 재밌는 건 서울 토박이들은 인 서울 토박이를 강조합니다. 하나의 계급이라는 셈이죠. 이것은 지역민은 물론 서울시민까지 피폐하게 만들고 한국의 성장 동력을 서울로 국한하게 만드는 기형적 구조를 만들고 있다고 봅니다.

△박형민=우리는 수도권 공화국에 길들여져 차별과 종속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선진국 중에서도 가장 심각합니다. 수도권과 지방 사람들은 ‘사람값’도 달라진 것이죠. 같은 국민이지만 전북도민들은 차별을 다방면으로 받고 있는데 이에 대한 인식은 부족합니다. 결국, 우리 지방사람 스스로 식민지 의식을 깨뜨려야만 해결점이 보입니다. 그런데 지방에 권력을 나눠주자고 하면 당장은 반발에 시달립니다. 서울에 소재지를 둔 언론은 대부분 지역균형발전 반대하지 않는다고 해놓고 분권 개헌은커녕 혁신도시 담론에도 부정적인 경향을 보입니다. 사진기자로서 느끼는 점은 일부 중앙 사진기자들이 담아가는 건 서울에 비해 낙후된 혁신도시의 모습이었다는 겁니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혁신도시는 지역이 낙후됐기 때문에 추진된 정책이기 때문에 수도권보다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모습을 찍더라도 이것을 어떻게 발전시키느냐는 논조로 사진 구도를 형성해야 하는데 그들의 관점은 혁신도시는 실패작이라는 것이었죠.

△김윤정=중앙은 지역을 차별함으로써 그들의 지배적 위치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행위는 의식적일 수도 있고 무의식적일 수도 있습니다.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미래세대인 청년들이 평생 자기 집을 가지지 못하든 지역민이 일자리가 없어 서울로 더 모이든 간에 서울은 수도이기 때문에 팽창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자연스럽게 발전하는 걸 막지 말고 혁신도시처럼 정치적으로 지역균형발전을 꾀하지 말라는 주장도 꽤 보입니다.
우스운 점은 서울이야말로 정치적으로 계획된 도시라는 겁니다. 강남은 특히 군사정부 시절 의도적으로 이뤄진 개발계획의 산물이죠. 수도에 모든 부가 몰리며 과밀화된 서울은 생존투쟁의 장이 되고 지역은 고사(枯死) 직전에 이르렀습니다. 전북의 14개 시·군 중 절반 이상은 이미 소멸될 위기입니다. 전북 내에서도 일부 농촌 지역 인구가 전주시 효자동 인구수에도 못 미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중앙은 지역을 지배하고 지역은 이를 추종합니다. 사정이 이러하니 서울이 지역을 차별하는 건 그들로서는 당연한 일입니다.‘지잡대 말이 퍼진지는 오래됐습니다만 지금 그 현상은 더욱 심화했습니다. 도내 우등생들은 지방에 남는 것을 이제 입시실패를 넘어 치욕으로 느낀다고 합니다. 무조건 서울에 가야 성공한다는 인식도 더욱 팽배합니다. 전주에 남으면 그 인생은 망했다고 이야기하는 중고등 학생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럼데도 너무 우리가 나태하고, 안일했던 것은 아닐까요.

△박형민=많은 국가에서 지역 불균형의 원인이 중앙집권적인 정치구조에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방분권은 균형발전을 위한 전제조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분권과 혁신도시는 수단이고, 궁극적 목표는 균형발전이죠. 분권을 통해 지역균형발전을 달성하려면 정치적 결단과 정교한 정책설계는 물론 전 지방의 통합된 합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독일과 스위스 프랑스의 정치는 시스템인 데 반해 우리는 아직까지도 ‘인맥’에 얽매여 있습니다.

△김윤정=향후 추가로 이전될 공공기관은 물론 이미 지방으로 옮긴 공공기관을 두고도 중앙의 공격은 더 거세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여기에 맞서려면 지역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을 폄하하고 왜곡하는 잘못된 시각을 깨부수는 지방의 논리를 세우고 행동해야 합니다. 이는 우리 전북의 역량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아군을 만들어야 합니다. 지금의 지역협의체는 요식행위에 불과해요. 지역 간 연대가 더 공고해져야만 지방분권과 혁신도시 시즌2를 둘러싼 난제를 헤쳐나갈 수 있다고 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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