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19-06-27 00:00 (목)
[불멸의 백제] (207) 11장 영주계백 3
[불멸의 백제] (207) 11장 영주계백 3
  • 기고
  • 승인 2018.10.25 20: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글 이원호 / 그림 권휘원

아야메는 계백이 옷을 벗기자 움츠리고는 있었어도 팔을 들고 허리를 올려 금방 알몸이 되었다. 알몸이 된 계백이 아야메를 안았을 때 놀라 숨이 들이켜졌다. 아야메의 몸이 뜨거웠기 때문이다. 숨도 가빠져 있었고 안았더니 금방 사지를 폈다. 받아들일 자세가 된 것이다. 자시(12시)가 되어 가는 내궁 안은 간간히 순시병의 발자욱 소리만 들릴 뿐이다. 곧 방안에서 가쁜 숨소리에 섞인 아야메의 신음이 터져 나왔다. 이를 물어서 신음이 코로 뿜어져 나오더니 곧 참지 못하고 가쁜 숨과 함께 입에서 비명 같은 탄성이 울린다. 계백은 망설이지도 서두르지도 않았다. 품에 안긴 뜨겁고, 땀이 배어 미끈거리며 문어처럼 꿈틀거리면서 엉키는 아야메를 이끌고 달려가고 있다. 때로는 아야메를 쉬게 하고, 또 때로는 아야메의 몸을 이리저리 굴리면서 더 뜨거운 곳으로 몰아간다. 이윽고 아야메가 사지를 늘어뜨리면서 절규했다. 너무 소리가 커서 계백이 손바닥으로 입을 막을 정도였다. 다음 순간 아야메가 계백의 품에 안겨 의식을 잃었다. 뜨겁고 매끄러운 피부를 가진 작은 새가 품안에 든 것 같았다. 그렇다. 아야메는 작고 가늘었지만 부드러웠고 뜨거웠다. 뜨거운 샘에서는 생명수가 넘쳐흘렀으며 계백의 목을 감싸 안은 두 팔은 의식을 잃고 나서도 풀리지 않았다. 다음날 눈을 뜬 계백은 침상 옆쪽에 아야메가 단정하게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머리도 말끔하게 빗었고 옷도 빈틈없이 마무리했다. 두 손을 무릎 위에 놓은 채 무릎을 꿇고 앉아 있다가 시선이 마주친 순간에 머리를 숙여 절을 했다.

“일어나셨습니까?”

가늘고 여린 목소리, 그러나 여운이 있어서 분명하게 고막을 울린다. 아야메의 말을 처음 듣는 터라 계백의 얼굴에 저절로 웃음이 떠올랐다. 어젯밤 그 긴 시간 동안 열락의 세상에 빠져 있었지만 대화를 나누지 않았던 것이다. 오직 신음과 탄성, 비명 같은 쾌락의 울부짖음만 울렸을 뿐이다. 계백의 웃음을 본 순간 아야메의 얼굴이 순식간에 새빨개졌다. 눈꼬리가 조금 솟은 두 눈, 곧고 가는 콧날에 조그맣고 도톰한 입술, 얼굴형은 계란형이다. 그때 계백이 물었다.

“넌 그동안 극락에 몇 번이나 다녀왔느냐?”

“처음입니다.”

빨개진 얼굴을 그대로 든 아야메가 습기에 젖어 번들거리는 눈으로 계백을 보았다. 머리를 끄덕인 계백이 몸을 일으키자 아야메가 준비해 놓은 옷을 입혀 주기 시작했다. 바지를 입히고 저고리에 팔을 꿰어 주면서 아야메의 숨결이 이마에도 느껴지고 뺨에도 닿았다. 그때 계백이 아야메의 허리를 감아 안으면서 물었다.

“너, 어젯밤 여기서 쫓겨났을 때 죽으려고 했느냐?”

“예, 영주님.”

바로 대답한 아야메가 허리를 계백의 몸에 붙이면서 처음으로 웃었다. 눈이 초승달처럼 가늘어지면서 입끝도 올라갔다. 귀여운 모습이다. 침실을 나온 계백이 위사들과 함께 청에 들어섰을 때는 오전 진시(8시) 무렵이다. 기다리고 있던 화청과 윤진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오늘은 아리타와 마사시 영지까지 돌아봐야 하는 것이다. 3개 영지를 통합한 16만석의 영주가 되었으니 왕궁이 위치한 아스카 주변에서는 제법 큰 영주인 것이다. 앞장을 서서 청을 나온 계백이 화청과 윤진을 둘러보며 말했다.

“왜국 영지를 대륙의 담로처럼 백제가 다스리는 것이 낫겠소.”

대륙의 담로는 곧 백제의 직할령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