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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 시대
가짜뉴스 시대
  • 김윤정
  • 승인 2018.10.25 20: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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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 주장을 사실처럼 둔갑
국민연금 국감을 ‘논두렁 국감’으로 표현한 것은 의도적 왜곡
전주 지역구 의원과 타 의원 발언 혼동해 사용
김윤정 경제부 기자
김윤정 경제부 기자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본다.”

가짜뉴스 홍수 시대다. 가짜뉴스는 진짜정보와 섞여 SNS와 여러 언론매체를 타고 날아다닌다. 가짜뉴스 안에서는 주장과 의견이 사실처럼 둔갑하기 일쑤다.

전 세계로 확산된 가짜뉴스(fake news)논란은 어느덧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고 있다.

언론에 대한 국민적 불신은 가짜뉴스와 무관치 않다. 가짜뉴스는 고의적으로 거짓정보를 흘린다는 부분에서 오보와는 분명 차이가 있다.

가짜뉴스는 진실이 무엇인지 확인하려 하지 않고 맹목적으로 사람들이 믿는 것과 자신이 믿고 싶은 것만 진실로 받아들이는 탈 진실(Post-Truth)시대의 산물이다.

가장 큰 문제는 언론이 가짜뉴스의 생산자가 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가짜뉴스는 지역균형발전과 이를 위해 건설된 혁신도시에도 칼날을 들이대고 있다.  

이데일리는 지난 24일 ‘[기자수첩] ‘논두렁 국감’된 복지위의 국민연금 국감’이라는 보도를 통해 전북혁신도시를 다녀 간 기자의 생각을 전했다. 그러나 이 보도는 뉴스의 얼굴을 한 마타도어(근거 없는 사실을 조작해 상대편을 중상모략하거나 그 내부를 교란시키기 위한 흑색선전)에 불과하다.

우선 이 기자수첩을 쓴 기자는 기본적인 사실 확인을 거치지 않았다. 국민연금공단과 기금운용본부는 논두렁 위에 홀로 서있는 기관이 아니다. 이웃에 소재한 전북혁신도시 입주기관만 12곳에 달한다. 국민연금공단 주변의 공터는 논두렁이 아니라 기금운용본부 제2기금관과 NPS금융플러스 센터가 들어설 부지다.

이 보도가 가짜뉴스라고 확신하게 된 계기는 전주시 갑 지역구 소속 모 의원(?)을 묘사한 부분에서다.

여기서 모 의원은 민주평화당 김광수 의원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어차피 보건복지위 소속 전북지역구 국회의원은 김 의원이 유일하다.

이데일리는 김 의원이 “기금운용본부의 주요 회의가 여전히 서울에서 열리고 있다”고 질타한 사실을 전했다. 이어“최근 월스트리트저널에서 세계 3대 기금인 국민연금이 거름 냄새 나는 논두렁에 있다고 비판한 것은 황당한 일”이라며 “밖에 나가 아무리 냄새를 맡아도 거름 냄새가 나지 않는다”며 언성을 높였다고도 했다.
기금운용본부 회의장소를 지적한 것은 김 의원이 맞다. 그러나 국감당일 월스트리트저널을 비판하고, 국민연금공단 주변의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다고 말한 사람은 더불어민주당 윤일규 의원(충남 천안시 병)이다. 의심이 간다면 국회 속기록을 보면 될 일이다.

윤 의원은 전주와 개인적인 인연이 있다거나 전주에 정치적 기반을 둔 인물도 아니다.

그는 경남 거제출신에 부산에서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다녔다. 지역구는 천안이다. 부산·경남출신에 충남을 정치적 기반으로 삼고 있다. 그가 전주 시민들에게 표를 호소할 일은 거의 없다는 의미다.

그러니‘정말 지역 국회의원에게만 이 냄새가 나지 않은 것일까’ 라는 의문은 접어둬도 좋을 듯하다. 국감 당일 취재진에게는 의원 질의 순서가 안내됐다. 윤일규 의원의 발언과 김광수 의원의 발언을 혼동한 것은 기자의 단순한 실수라고 치부하기엔 의문이 남는다. 만에 하나 실수였다 해도 기자에게 기본적인‘사실’확인은‘상식’이다.  

중앙의 시각에서 지역편향성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일각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잘못된 사실 전달을 통해 지역에 모욕감을 주고 해를 끼치려 한 행위는 결코 정당화 될 수 없다.

이데일리의 기자수첩은 전형적인 확증편향을 보여줬다. 자신의 선입견을 확증하는 정보만을 선택적으로 탐색하는 것은 개인 자유다. 어떤 사안에 대해 의견과 소신을 개진하는 일도 자유로워야 한다. 다만 사실과 다른 내용을 의도적으로 왜곡하는 것은 가짜뉴스이고, 범죄가 될 수 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이미지로 현상을 인식한다. 알지 못한다고 해서,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함부로 평가하여 말하고, 진실로 오도하는 이들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논두렁 국감’에 씁쓸함을 느꼈다는 성선화 기자가 자신의 책에 쓴 말이다. 이 말을 성 기자에게 다시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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