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18-11-14 22:56 (수)
[불멸의 백제] (209) 11장 영주계백 5
[불멸의 백제] (209) 11장 영주계백 5
  • 기고
  • 승인 2018.10.29 15: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글 이원호 / 그림 권휘원

다음날 마사시 영지까지 돌아보고 난 계백은 아리타성을 거성(居城)으로 삼았다. 아리타성은 계백성(階白城)으로 바뀌었고, 영지 이름이 계백으로 되었다. 계백은 나솔 화청과 윤진, 백용문을 각각 1만석 녹봉을 받는 중신(重臣)으로 임명하여 영지를 나눠 주었는데, 화청은 이또의 거성(居城)을, 윤진은 마사시의 거성을 지키는 성주(城主)를 겸임시켰다. 하도리는 계백 친위군의 대장이며 위사장을 겸하도록 하고 녹봉 1천석을 주었으니 가신(家臣)까지 거느린 소용주가 되었다.

논공행상을 마친 계백에게 이제 측근이 된 사다케가 찾아온 것은 저녁무렵이다. 사다케는 계백령의 집사가 되어서 계백성으로 옮겨온 것이다.

“주군,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청 앞에 엎드린 사다케가 낮게 말했다.

“주위를 물리쳐 주십시오.”

머리를 끄덕인 계백이 손짓으로 청에 있던 가신들을 물리쳤다. 청에 둘이 남았을 때 사다케가 계백을 보았다.

“주군, 이또의 측실이었던 아야메님을 이곳으로 부르시지요.”

계백은 시선만 주었고 사다케가 말을 이었다.

“그리고 이곳 아리타의 처첩 중에서 나가지 않고 남아있는 첩을 두명, 마사시성에서도 두명을 골라 놓았습니다. 주군께서 계시는 거성의 내궁을 갖추는 것이 급선무올시다.”

이것이 지사역 중신(重臣)이 할 일이기는 하다. 그때 사다케가 계백을 보았다.

“이또의 시녀장이 공평하고 일을 잘합니다. 주군을 따라 이곳과 마사시 거성에 가서 내궁을 둘러보고 조처한 것입니다. 이름이 마사코입니다.”

사다케가 시켰을 것이다. 며칠전 아야메를 데려온 늙은 시녀를 말한다.

“마사코를 시녀장으로 임명하시지요.”

“알았다.”

“내궁의 일은 마사코에게 맡기면 되실 것입니다.”

계백의 얼굴에 쓴웃음이 떠올랐다. 사비도성에 있는 아내 고화와 딸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러나 가족을 이곳까지 부를 수는 없다. 왜국 영주는 왜국 왕실과 백제방의 기반을 더 굳히기 위한 방편인 것이다. 언제라도 대왕이 부르시면 귀국을 해야만 한다. 그날밤 계백이 침소에 들어섰을 때 시녀장 마사코가 시녀 둘을 데리고 들어왔다. 사녀들이 계백의 옷을 갈아입는 것을 돕는다. 뒤에 지켜서 있던 마사코가 입을 열었다.

“주군, 오늘밤에는 이곳 아리타의 측실이었던 하루에님이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그때 계백이 몸을 돌려 마사코를 보았다.

“내가 남의 과부만 데리고 잔단 말이냐? 더구나 내손에 죽은 놈들의 처첩 아니냐?”

목소리는 낮았지만 놀란 시녀들이 한걸음 물러섰다. 그러나 늙은 마사코는 시선만 내렸을 뿐 위축된 것 같지가 않다.

“그것이 관례가 그렇습니다.”

“내가 쫓아내면 자결을 할까?”

“오갈 데가 없으니 그럴 것 같습니다.”

“하루에가 누구냐?”

“아리타의 다섯 번째 측실로 제가 직접 뵙고 골랐습니다.”

계백이 침상 옆의 의자에 앉았다.

“뭘 보고 골랐는지 말해라.”

“예, 주군.”

두손을 모은 마사코가 거침없이 말했다.

“먼저 의향을 묻고 나서 용모와 성품, 소양과 근본을 알아보았습니다. 영주의 측실이 된 만큼 모두 뛰어났지만 하루에님은 주군의 첩으로 손색이 없었습니다.”

그때 계백이 손을 들어 말을 막았다.

“마사코, 네가 내궁의 질서를 잘 잡았다. 그러나 오늘으 내가 쉬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