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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백제] (213) 11장 영주 계백 9
[불멸의 백제] (213) 11장 영주 계백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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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11.04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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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원호 / 그림 권휘원

“타카모리는 소가 가문하고 가깝다. 소가 이루카 섭정이 타카모리의 여동생을 소실로 삼았지.”

왕자 풍이 웃음 띤 얼굴로 말을 이었다.

“그래서 지난번에 마사시와 영토 분쟁이 일어났을 때 타카모리의 편을 들어준 것 같다. 그것이 마사시가 신라소 측과 함께 반란을 일으킨 동기가 되었을 것이다.”

계백이 잠자코 풍을 보았다. 오후 유시(6시) 무렵, 계백은 말을 달려 아스카의 백제방에 와 있는 것이다. 풍이 계백에게 물었다.

“타카모리는 아스카 주변에서 영향력을 가진 영주 중의 하나다. 땅이 기름지고 주민이 많아서 군사를 1만 가깝게 보유하고 있는데다 충성스런 무장(武將)이 많다. 더구나 이루카 섭정이 친척이니 마사시가 약속한 대로 5천 석을 떼어주는 것이 어떠냐?”

그렇게 물은 것은 네 생각대로 하라는 간접적인 표현이다. 그때 계백이 고개를 들었다.

“마사시는 반역을 일으키다가 죽었습니다. 그런 마사시의 약속을 지킬 의무가 없다고 생각됩니다.”

“타카모리는 성격이 급하다. 마사시가 약속한 제 영지를 찾겠다면서 군사를 보낼 가능성도 있다. 그러면 여왕께서 저지할 명분이 모자란다.”

“타카모리를 베어죽이면 그 영지는 어떻게 됩니까?”

불쑥 계백이 묻자 풍이 빙그레 웃었다. 청에는 풍과 계백, 풍의 중신 백종까지 셋 뿐이다. 풍이 웃음 띤 얼굴로 말했다.

“은솔, 그 말을 하려고 직접 왔구나.”

“예, 전하. 타카모리에 대해서도 들었습니다. 성품이 거칠어서 신하건 주민이건 거침없이 베어 죽인다고 합니다.”

“단세에는 그것이 명군(名君)이다.”

“명심하겠습니다.”

“전쟁이 오래 끌면 너한테 불리해질 것이다.”

“알고있습니다, 전하.”

“그 후의 대책을 듣자.”

“예, 타카모리 영지 뒤쪽으로 소가 섭정의 부친 소가 에미시 전(前) 섭정의 영지가 있습니다.”

“그렇지, 36만석이다.”

“타카모리를 없앤 후에 소가 에미시님께 뒤쪽의 영지 10만석 정도를 떼어주도록 하겠습니다.”

“나머지 15만석은 계백령에 포함시키고 말이냐?”

“백제방 영지입니다. 전하.”

“7만석 정도만 떼어줘도 에미시 영감은 좋아할 것이다.”

“예, 그렇게 하지요.”

“다시 말하지만 전쟁이 길어지면 이루카 섭정이 군사를 일으켜 끼어들 가능성이 있다.”

정색한 풍이 말을 이었다.

“우리가 이루카가 거병할 명분을 주는 것이지. 그러면 백제방과 왕실까지 위험해진다.”

“명심하겠습니다.”

“타카모리의 무장 중에 용장이 많다.”

“예, 전하.”

고개를 숙인 계백이 목소리를 낮췄다.

“이미 타카모리 영지에 첩자들을 보냈습니다.”

“허어.”

어깨를 편 풍이 짧게 웃었다.

“네가 내 자랑이다.”

청을 나온 계백이 마당 건너편의 마구간으로 다가가자 기다리고 있던 하도리가 다가왔다.

“주군, 지금 떠나실 겁니까?”

이곳에서 영지인 전(前) 아리타 거성 계백성까지 2백리(100㎞) 거리다. 계백은 하도리와 위사 1백기만 이끌고 달려온 것이다. 속보로 달린다고 해도 자시(12시)가 다 되어서야 겨우 닿는다. 계백이 말등에 오르면서 말했다.

“속전속결이다.”

곧 갑옷소리와 함께 말굽소리가 백제방 마당을 울리더니 밖으로 쏟아져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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