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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백제] (214) 11장 영주계백 10
[불멸의 백제] (214) 11장 영주계백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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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11.05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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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원호 / 그림 권휘원

“지금쯤 계백이 머리를 감싸쥐고 있을 거다.”

타카모리가 둘러앉은 중신들에게 말했다. 이곳은 타카모리의 거성(居城) 이쯔와(五和)성, 왕성(王城)인 아쓰카 성보다 더 크고 웅장하다고 소문이 난 성이다. 청도 넓어서 사방 200자(60m)의 면적에 붉은색 기둥이 6개가 나란히 세워져 있다. 타카모리는 35세, 백제계로 체격이 커서 5자반(170cm)의 키에 배가 나왔다. 둥근 얼굴, 눈이 튀어나왔고 두툼한 입술에는 기름기가 배어 있다. 타카모리의 시선이 중신(重臣) 산요에게로 옮겨졌다.

“회신은 언제까지 보내라고 했지?”

“예, 내일까지입니다.”

머리를 끄덕인 타카모리가 이제는 중신 슈토에게 물었다.

“병력은 대기 시켰겠다?”

“예, 주군.”

어깨를 편 슈토가 말을 이었다.

“기마군 2500, 보군 3천이 마쓰야 골짜기에서 대기 중입니다.”

“좋다.”

타카모리가 어깨를 폈다.

“이루카님께는 산요, 네가 가라.”

“예, 주군.”

53세의 산요가 머리를 숙여 보이더니 말했다.

“주군, 섭정께 예물로 말 1백마리 정도는 가져가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지난번에도 50마리를 보냈으니 50마리만 가져가도록.”

“예, 주군.”

타카모리가 다시 슈토를 보았다. 슈토는 38세, 역전의 용장이다.

“계백은 아직 3개 영지의 군사를 모으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아리타성의 주력군은 백제에서 데려온 기마군 200정도에 투항한 군사 300가량이다.”

타카모리의 목소리가 청을 울렸다.

“내일 계백이 영지를 넘겨주지 않으면 바로 마사시 영지로 진입해서 약속받은 영지를 접수한다. 알았나?”

“예, 주군.”

슈토가 기운차게 대답했을 때 집사 겸 늙은 중신 하세가와가 입을 열었다.

“주군, 좀 기다리시지요.”

“뭐라고?”

눈을 가늘게 뜬 타카모리가 하세가와를 노려보았다.

“영감, 뭐라고 한거냐?”

“기다리시는 것이 낫겠습니다.”

“네가 늙어서 죽을 때까지 기다릴까?”

“예, 그러시면 더욱 좋지요.”

“넌 노망도 들지 않나?”

“들기를 기다리는 중입니다.”

“입 닥치고 가만 있어.”

“왜 이렇게 서두르십니까? 영지는 움직이지 않습니다. 어디로 가는게 아니라 10년이건 20년이건 그 자리에 있습니다.”

“그동안에 너는 물론이고 나까지 죽겠다.”

“이번에 영지 반환 사신을 보낸 것도 시기가 좋지 않았습니다. 제가 병으로 집에 누워있지 않았다면 말렸을 것입니다.”

“여봐라, 위사!”

타카모리가 소리치자 놀란 위사들이 달려왔다. 타카모리가 손으로 하세가와를 가리켰다.

“이 영감을 집으로 데려가서 눕는 것을 확인하고 돌아와라!”

“옛!”

위사들이 하세가와의 양쪽 팔을 움켜쥐었다.

“비켜라!”

하세가와가 위사들의 팔을 뿌리치더니 타카모리를 향해 절을 했다.

“타카모리 이에하치님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이 영감이 진짜 노망이 들었구나.”

활짝 웃은 타카모리가 손뼉을 쳤다. 타카모리 이에하치는 백제에서 건너온 타카모리의 9대 선조였기 때문이다. 몸을 돌려 청을 나가는 하세가와를 향해 타카모리가 소리쳤다.

“나를 이에하치라고 불렀어. 내 선조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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