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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백제] (216) 11장 영주 계백 12
[불멸의 백제] (216) 11장 영주 계백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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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11.07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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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원호 / 그림 권휘원

“주군, 슈토님이 출동했습니다!”

마쓰야 골짜기에 다녀온 가신 노무라가 소리쳐 보고하자 타카모리는 들고 있던 술잔을 내려놓고 웃었다.

“됐다, 슈토가 영지로 진입하는 것으로 상황이 종료된다.”

옆에 앉아있던 측실 나미코가 타카모리의 안주 접시에 생선회를 덜어놓았다. 요즘 들어서 타카모리의 총애를 받고 있는 7번째 소실이다. 나미코의 허리를 당겨 안은 타카모리가 노무라에게 물었다.

“기마군이 떠나는 것을 보았느냐?”

“예, 뒤를 보군이 따르는 것까지 보고 왔습니다.”

“오늘 밤을 달리면 내일 낮에는 마사시 영지에 도착하겠지.”

“예, 기마군은 충분히 도착합니다.”

머리를 끄덕인 타카모리가 술잔을 들어 한 모금에 삼켰다. 나미코가 젓가락으로 생선회를 집어 타카모리의 입에 넣어주었다. 간드러진 몸매와 얼굴에 가득 교태를 띠고 있다. 회를 씹어 삼킨 타카모리가 앞쪽에 앉은 중신(重臣) 헤이치에게 물었다.

“헤이치, 계백이 회신을 하지 않은 것은 거부하겠다는 의사 아니냐?”

“그렇습니다.”

헤이치가 어깨를 펴고 대답했다. 마사시성의 성주 윤진에게 영지반환을 통보한 지 사흘이 된 것이다. 회신을 요청한 날보다 하루가 더 지났다.

“건방진 놈.”

타카모리의 둥근 얼굴이 붉어졌다. 튀어나온 눈이 부릅떠졌고 두꺼운 입술이 굳게 닫혔다.

“이번에 버릇을 잡아놓지 않으면 앞으로 힘들어진다. 이곳은 백제가 아냐, 내가 백제방의 신하가 아니란 말이다.”

그렇다고 타카모리가 왜왕의 심복도 아니다. 9대조 이에하치가 바다를 건너온 후로 영지를 개척하여 백제령 소왕국(小王國)의 국왕 행세를 해온 것이다. 섭정인 소가 가문도 마찬가지다. 소왕국끼리 연대하여 왜국을 이끌어 온 것이 아닌가? 백제방이 없었다면 왕실은 진즉 유명무실해졌을 것이다. 그때 북소리가 울렸다. 성문을 닫는 북소리가 일제히 울리고 있다.

“응, 벌써 술시가 되었나?”

혼잣소리로 말한 타카모리가 빈 잔을 내밀자 나미코가 술을 따랐다.

“내일은 영락정에서 술을 마시기로 하자.”

타카모리가 나미코에게 말했다.

“마사시 영지를 가져온 기념주를 마셔야겠지. 가신들을 모아 축하연을 할 테니 준비를 시켜라.”

“예, 대감.”

나미코가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대답했을 때다.

밖에서 외침소리가 들렸기 때문에 먼저 헤이치가 이맛살을 찌푸렸다. 서너 명이 외치는 소리다.

“주군 내실 근처에서 무슨 소동이냐?”

헤이치가 청 뒤쪽에 선 위사를 꾸짖었다.

“당장 중지시켜라.”

그때 마룻바닥을 찍는 소리가 들리더니 위사가 청으로 뛰어들었다.

“주군!”

위사가 무릎을 꿇지도 않고 소리쳤다.

“반란이오!”

“무엇이!”

헤이치와 가신들이 놀라 일어섰다. 그때 칼 부딪치는 소리, 비명, 외침이 한꺼번에 쏟아졌다.

“반란이라고?”

청에 모인 가신은 모두 10여명이다. 주군 앞에서는 칼을 풀어놓는 것이 법칙이라 칼은 모두 마룻방 끝의 칼걸이에 놓았다. 그때 청 안으로 사내들이 쏟아지듯 들어왔다. 먼저 들어온 사내들은 위사다.

대여섯 명이 칼을 들고 있었지만 쫓겨들어 온 것이 금방 드러났다. 이쪽에 등을 보이면서 뒷걸음질로 들어온 것이다.

“이얏!”

기합소리가 여러 번 울리더니 사내들이 들어섰는데 난폭한 기세다. 모두 농군, 어부 차림이다.

“이놈들! 반란이냐!”

헤이치가 소리쳤고 가신 몇 명이 따라서 외쳤다. 타카모리는 일어서 있었지만 입만 달싹일 뿐 소리가 뱉어지지 않았다. 이런 일은 상상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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