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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척의 땅과 개발
간척의 땅과 개발
  • 김은정
  • 승인 2018.11.08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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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척은 ‘바다를 막아 더 이상 강물을 안지 못하게 하고 땅을 만드는 일’이다. 세계의 여러 나라들 중에는 간척을 통해 땅을 얻어 도시를 만들고 그 도시를 성공적으로 성장시킨 예가 많다. 대표적인 나라가 네덜란드다.

간척의 과정은 ‘보존’과 ‘개발’의 첨예한 대립구도를 부른다. 그러나 둘러보면 개발과 환경의 조화를 이룬 개발사례가 얼마든지 있다.

길이 500미터 차이로 방조제 최장 기록을 새만금에 내준 네덜란드 주다지 방조제. 환경 파괴가 아닌 개발과 환경의 조화로 인식되는 이 방조제는 10여년 전 16만5000ha의 새로운 토지가 만들어져 농업지역, 도시지역, 위락휴양공간, 자연생태보전지역 등으로 조성됐으며 12만5000ha에 달하는 담수호가 농업용수, 공업용수, 생활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간척지 곳곳에 숲과 습지를 보존하면서 ‘스프레이-프리-팜’이란 친환경농법으로 담수호의 수질을 유지하고 있는 덕분이다.

암스테르담의 위성도시로 개발된 도시 알메르도 있다. 알메르는 주다지 간척사업으로 개발되는 5개 지구 중 하나다. 당초 15만 명으로 계획됐지만 목표를 일찌감치 넘어 40만 명 인구 규모로 수정됐다. 인구 증가 비결은 쾌적한 도시환경이다. 1967년 매립이 시작된 이후 1976년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된 알메르의 도시 개발 방식은 주목할 만하다. 동시 다발적으로 대규모 공간 건설을 실행하지 않고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그 과정을 관찰하고 다음 단계에 접어드는 방식으로 개발 속도와 내용을 조절하는 것이다. 수요의 양과 필요에 따라 도시를 만들어가는 방식 덕분에 도시 곳곳에는 아직 빈터로 남아 개발을 기다리고 있는 공간이 적지 않다. 충분한 이유와 계획을 세운 이후에 개발에 들어가는 알메르는 특히 녹지 공간이 많다. 개발에 앞서 나무를 심는 일부터 시작한 덕분이다. 적절하게 안배된 녹지공간은 앞으로의 개발을 위한 여유 공간이지만 시민들의 삶을 높이는 휴식공간으로도 활용된다. 인구증가와 더불어 토지 활용도가 다양하게 요구되고 있지만 시민들의 삶의 질을 담보한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

우리에게도 보존과 개발의 갈등구도 속에서 20년 가까운 세월을 보낸 간척의 땅 새만금이 있다. 지난달 정부가 새로운 활용 계획을 발표했다. 신재생에너지 클러스터 조성이다. 정부의 대대적 구상이 반가우면서도 불쑥불쑥 터져 나오는 새만금 개발방식을 다시 돌아보게 된다. 아니나 다를까 다시 논란이 시작됐다. 정치적 공세까지 가세했으니 이번에도 갈 길이 험해 보인다. /김은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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