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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선거의 끝자락
돈선거의 끝자락
  • 백성일
  • 승인 2018.11.11 16: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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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보다 선거법이 엄격해졌지만 아직도 돈 선거판은 계속된다. 후보자는 돈 안드는 선거를 하고 싶지만 선거가 가열되다보면 물불 안가리고 돈 선거의 유혹에 빠진다. 자유당 때부터 선거 때마다 고무신 한켤레라도 받거나 막걸리 한잔이라도 받아 먹어야 찍는 묘한 습성이 아직까지 없어지지 않고 형태만 다르게 이어지고 있다. 법의 감시가 소홀하고 법망을 피해 가는 요령이 기가 찰 정도로 교묘해져 돈선거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

각 후보들이 실제로 법정선거비용 한도액을 거의 초과해서 쓴다. 하지만 회계기준에 잘 맞춰서 나가기 때문에 문제가 안되지 속내를 들여다보면 거의 위법이다. 후보 등록전부터 알게 모르게 경조사비로 쓰거나 막후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거나 맺으려고 많은 돈을 쓴다. 오만원 짜리가 나온 후에는 인플레가 이뤄져 규모가 커졌다. 거의가 본인 돈 보다는 남의 돈 갖고 선거를 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긴다. 대부분 대가성이 오가는 돈이라서 탈도 잘 난다.

그간 깨끗하게 선거를 치러 당선됐다고 자부한 사람도 있겠지만 반대로 거의가 법망에 안 걸려 운 좋게 빠져 나간 경우가 더 많다. 각 후보자들은 선거가 끝난 후 6개월이 지나야 공소시효를 벗어나 발뻣고 산다. 그 이전에는 혹시나 경찰이나 검찰에서 선거법과 관련해서 조사할게 있다고 통보해올 것을 두려워 한다. 깨끗한 선거를 치렀다고 표정관리를 하지만 얼마든지 털면 털릴 사람들이다.

8년여 잠행끝에 붙잡힌 최규호 전 교육감이 돈 선거의 유혹을 떨치지 못해 결국 영어의 몸이 됐다. 돈 안들이고 선거를 하고 싶어도 전북 전체를 아우르는 선거를 치러야 하므로 조직을 갖추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사무실 차리고 조직을 갖추다보면 그 때부터 실탄 들어 가는 건 불문가지다. 자원봉사자가 있어도 공중전화통 마냥 돈 줘야 움직이므로 그들한테 들어가는 돈이 엄청나다.

각 지역별로 선거브로커들이 챙기는 돈도 만만치 않다. 이들에게 밉보였다가는 추풍낙엽처럼 표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기 때문에 이들을 조직으로 끌어 들이면서 검은 컨넥션이 형성된다. 요즘 선거판에서 10만원은 돈이 아니다라고 할 정도로 표값이 치솟았다. 동정표를 얻어 당선된 사람도 있지만 그것도 자신이 사전에 뿌려 놓은 씨앗을 거둬들인 것이나 다름 없다.

몇십억 드는 교육감 선거에 최 전교육감이 어떻게 실탄을 만들었겠는가. 그가 김제자영고등학교 실습지를 골프장 건설업체에 넘겨주는 조건으로 3억을 받은 것을 비롯 뭉칫돈을 만들려고 각종 이권에 개입하거나 인사청탁 등을 들어줬을 것이다. 3선 출마도 가능했던 최 전교육감이 수뢰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다가 잠적한 후 붙잡히자 시중에는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떨고 있다는 말이 퍼져 있다. 그의 입에 운명이 갈릴 사람들이 있다는 것.

돈을 매개로 한 정실선거가 있는 한 제2의 최규호는 나온다. 그는 모든 것을 자신의 명예욕이 빚어낸 과오로 돌려야겠지만 한편으로는 우리 선거문화의 후진성을 탓하지 않을 수 없다. /백성일 부사장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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