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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링 ‘팀킴’의 파국, 더 조심했어야 할 ‘가족 스포츠’
컬링 ‘팀킴’의 파국, 더 조심했어야 할 ‘가족 스포츠’
  • 연합
  • 승인 2018.11.1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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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녀·부부 지도자 향한 신뢰 추락

여자컬링 ‘팀 킴’을 부당하게 대우했다고 지목된 경북체육회 컬링 지도자들은 ‘가족’이라는 점에서도 비판을 받고 있다.

팀 킴 선수들의 폭로로 ‘갑질 논란’ 중심에 선 인물은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 김민정 감독, 장반석 감독이다. 김 전 부회장과 김 감독은 부녀, 김 감독과 장 감독은 부부다.

선수들은 김 전 부회장과 김·장 감독의 일방적인 결정으로 팀 일정이 좌우되는경우가 많았고, 욕설과 폭언도 자주 들었다며 “여러 상황으로 선수들을 개인 소유물로 이용하려는 생각이 든다”고 주장했다.

선수들의 충격적인 폭로를 접한 사람들은 국가대표를 일가족이 지휘한 것 자체가 비정상적이었다는 반응을 내놓는다. 공적 영역에 사적 이해관계가 얽힐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지도자들이 가족 관계에 있었다는 자체는 새로운 사실은 아니다.

김경두 전 부회장과 김·장 감독 부부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국가대표팀을 이끌 때 자신의 가족 관계를 숨기지 않았다.

오히려 “컬링은 가족 스포츠”라며 자랑스러워했다.

경북체육회 컬링팀에는 유독 가족 구성원이 많았다.

평창올림픽 남자컬링 대표팀의 김민찬은 김 전 부회장의 아들이자 김민정 감독의 동생이다. 팀 킴의 김영미와 김경애는 자매이고, 남자컬링 이기복과 믹스더블 컬링 이기정은 쌍둥이 형제다.

외국에서도 스코틀랜드의 뮤어헤드 형제·남매, 일본의 요시다 자매, 미국의 해밀턴 남매 등 가족 선수가 많은 것은 컬링의 특징이다.

경북체육회 컬링 지도자 가족은 그들의 컬링 사랑이 ‘가족 이기주의’로 비치는 것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김 전 부회장이 1990년대부터 한국에 컬링을 보급하고 의성에 국내 최초 컬링 전용 경기장을 건립하는 데 힘쓴 것은 사실이다.

워낙 불모지여서 기반이 없었기에 온 가족을 동원해 컬링 토대를 닦을 수밖에 없었다는 게 김 전 부회장의 항변이다.

팀 킴 선수들도 감독단의 도움으로 높은 자리에 올라왔다는 점은 인정했으나, 언제부터인가 팀이 지도자의 사적인 목표에 이용당하는 느낌을 강하게 받게 됐다고 밝혔다.

지도자들의 ‘공사 구분’을 의심하게 된 것이다. 지도자 가족의 공헌을 인정한다고 해서 폭언을 받아들일 수는 없었다.

선수와 지도자의 갈등은 공교롭게도 주장 김은정이 가정을 꾸리면서 더욱 커졌다.

선수들은 지도자들이 지난 7월 결혼한 김은정의 팀 내 입지를 축소하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지도자들은 김은정의 출산 계획 등을 대비할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선수들은 대회에 응원 온 선수 가족들에게 감독이 ‘경기에 영향을 주니 밖으로 나가라’고 지시했다며 자신의 가족은 홀대받고 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여기에 김은정이 결혼을 이유로 팀에서 제외될 위기에 놓였다고 선수들은 생각했다. 지도자 가족이 팀을 휘두른다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더욱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었다.

선수들은 더는 감독단을 신뢰하지 않는다며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지도자 가족은 선수들의 주장에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미 여론은 싸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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