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19-06-19 00:01 (수)
[불멸의 백제] (220) 11장 영주계백 16
[불멸의 백제] (220) 11장 영주계백 16
  • 기고
  • 승인 2018.11.13 19: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글 이원호 / 그림 권휘원

“무슨 일인가?”

청에 와서 허리를 굽혀 예를 표했지만 백제방의 전령은 왜국의 관리와는 다르다.

전령은 8품 시덕 관등의 백제관리로 백제방 방주이며 백제왕자(王子), 왜국의 제1품 벼슬인 대덕(大德) 부여풍이 보낸 자인 것이다.

소가 이루카가 왜국의 섭정이라고는 하나 백제방은 왜국 왕가(王家)의 자문역이며 방주는 왜왕의 자문관이니 이루카보다는 격이 높다. 실권은 없지만 위상으로써는 소가 가문이 감히 눈을 맞출 수 가 없는 것이다. 그때 전령인 시덕 연권이 어깨를 펴고 이루카와 에미시를 번갈아 보았다. 40대의 연권은 두 부자(父子)와 안면이 많다.

“대감, 왕자 전하의 말씀을 전하겠습니다.”

둘의 시선을 받은 연권이 거침없이 말을 잇는다.

“이번에 마리타, 마사시, 이또의 영지를 다스리게 된 백제방의 은솔 계백이 타카모리의 기습을 받아 어쩔수 없이 타카모리의 거성을 기습, 일족을 멸문시키고 타카모리를 생포했습니다.

에미시도 긴장으로 굳어진 얼굴로 연권을 노려보았고 이루카는 허리를 흔들면서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 그때 연권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마사시가 전에 합의한 5천석 영지를 내놓으라면서 군사를 투입시킨 것입니다. 지금 마사시 영지에 기마군 2천 5백, 보군 3천이 투입되어 있습니다.”

“……”

“계백은 타카모리를 생포하고 철수했지만 이대로 후환을 놔두면 안될 것입니다. 그래서.”

어깨를 편 연권이 둘을 번갈아 보았다.

“타카모리의 영지를 몰수하며 소가 가문과 계백이 나누어 통치 하는 것이 낫겠다고 하십니다.”

“……”

“타카모리는 영지를 내놓겠다는 합의서를 써낼 생각이며 가신들도 죽거나 등을 돌린 상황입니다. 이대로 두면 무주공산이 되어 도둑떼가 창궐하게 될 것이니 시급하다고 하셨습니다.”

그때 에미시가 물었다.

“지금 타카모리 영지에는 누가 있나?”

“하세가와가 있습니다.”

“으음.”

신음을 뱉은 에미시가 쓴웃음을 지었다.

“그 영감이 죽기 전에 안좋은 꼴을 보는군.”

“왕자 전하께서는 타카모리 영지는 이미 없어졌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내 영지와 여기 있는 섭정의 영지가 타카모리 영지와 붙어 있어.”

에미시가 이루카를 눈으로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사코이 산 서쪽 땅을 소가 가문이 가져가도록 하지. 그럼 이번 혼란을 수습하도록 해주겠네.”

“전하께서는 아와강 서쪽 땅을 소가 가문이 가져가는 것이 공평하다고 하십니다.”

연권이 단호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이것은 소가 가문에 대한 왕자 전하의 예의라고 하셨습니다. 여기에서 몇만석짜리 땅으로 성의를 훼손시키면 되겠습니까?”

“이봐, 성의라니? 누구한테 선심쓰는 것이냐?”

화가 난 이루카가 버럭 소리쳤을 때 에미시가 손을 들어 말렸다.

“섭정, 시끄럽다.”

“아버님, 계백이 안하무인입니다.”

“타카모리가 과욕을 부린 벌을 받은 것이다. 그놈이 성급했고 앞뒤를 구분 못한 때문이야.”

자르듯 말한 에미시가 연권을 보았다.

“알았네. 왕자 전하의 뜻을 받들겠다고 전해드리게.”

연권이 청을 나갔을 때 이루카가 찌푸린 얼굴로 에미시를 보았다.

“아버님, 아와강 서쪽 영지를 우리가 떼어 받으면 계백을 타카모리 영지 25만석중 18만석을 갖게 됩니다. 그러면 16만 5천석에서 단숨에 18만석이 불어나 34만 5천석의 대영주가 됩니다.”

“너는 이미 85만석 아니냐?”

에미시가 웃음 띤 얼굴로 말했다. 그리고 이루카 자신은 90만석이다. 거기에다 이번 7만석을 합치면 1백만석 가깝게 되는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