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18-12-13 22:04 (목)
아이들이 먹는 소시지는 건강하게 만들자
아이들이 먹는 소시지는 건강하게 만들자
  • 기고
  • 승인 2018.11.14 19: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용진 국회의원(서울 강북구을·더불어민주당)
박용진 국회의원(서울 강북구을·더불어민주당)

“법률을 만드는 과정과 소시지를 만드는 과정은 직접 보지 않는 것이 좋다.”

독일 철혈재상 비스마르크가 한 비유다. 19세기에는 온갖 더러운 것들이 뒤섞여 소시지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만드는 과정을 본다면 소시지를 그렇게 맛있게 먹지는 못할 것이라는 거다. 정치가 그렇고, 하나의 법이 만들어지는 과정도 같다. 겉으로는 국민을 위한다면서, 그 속에서는 이해 당사자들 각자의 이익을 대변하는 말과 온갖 거래가 오가는 것을 비꼰 말이다.

지난 12일 유치원 비리 근절을 위한 ‘박용진 3법’에 대한 논의가 진행된 국회 교육위원회 법안심사소위 또한 그랬다. 지난 9일 이미 논의가 이뤄졌어야 했지만, ‘박용진3법’ 심사를 앞두고 자유한국당 의원 3명이 모두 자리를 뜨면서 토론조차 하지 못했다. 그리고 12일 다시 만나 오전 10시부터 장장 8시간에 걸쳐 논의했지만 결국 아무런 결론도 내지 못하고 끝났다.

‘박용진3법’은 유치원의 투명한 회계 시스템, 그리고 운영에 있어서 합리성을 확보하기 위한 법이다. 그런데 자유한국당은 자꾸만 사립유치원에도 퇴로를 마련해줘야 한다면서 재산권 보장을 이야기했다. 마치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의 이야기를 듣는 기분이었다. 그러면서 자신들이 12월 초에 법안을 발의할 것이라면서, 아직 있지도 않은 법안을 들먹이며 자꾸만 ‘박용진3법’에 대한 논의를 미루려고만 했다.

축구 경기로 치면 침대축구로, 전형적인 시간 끌기라는 느낌이 들었다. 국민 여론이 잦아들고 국민적인 관심이 좀 사그라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자유한국당은 조급해하지 말라고 말한다. 하지만 아이들을 위해 쓰여야 할 돈으로 성인용품과 명품가방을 산 일부 사립유치원 원장들의 비리에 온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 지금은 국회가 하루빨리 국민 앞에서 사죄해야 할 때이다. 국회가 할 수 있는 일은 입법을 통해 투명한 회계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렇게 마냥 시간만 끌어서 될 일이 아니다.

문제는 이제 시작이라는 것이다. ‘박용진3법’이 법적효력을 가지려면 교육위 법안소위를 거쳐 전체회의를 통과해야 한다. 그리고 법제사법위원회의 법안소위와 전체회의의 문턱을 넘어야만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다. 또 과반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만 비로소 본회의에서 통과된다. 아직 갈 길이 먼데, 시작부터 발목이 잡혀 답답할 따름이다.

‘박용진3법’은 우리 아이들을 위한 법이다. 국민의 세금이 온전히 아이들을 위해 쓰이는지, 학부모들이 우리 아이를 맡겨도 되는지 알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최소한의 법이다. 오히려 아이들을 위해 최대한을 해주지 못함을 미안해야지 이를 정쟁화해서는 안 될 일이다.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이 행복하게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은 자유한국당 또한 같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국민의 편에 서야지, 한유총의 편에 서서는 안 된다.

유치원은 아이들이 만나는 첫 사회다. 그런데 한유총은 아이들을 위한 교육은 얘기하지 않고, 자꾸 자신들의 본전만을 말하고 있다. 아이들의 행복과 사유재산은 절대 맞바꿀 수 없는 문제다. 우리 아이들이 좋은 밥을 먹고, 양질의 교육을 받고, 건강하게 자랄 좋은 유치원을 만드는 일이 먼저이지, 사유재산 인정은 그 다음 문제다. 더 이상 한유총이 몽니를 부리게 둬서는 안 된다. 이제 어른들이, 그리고 국회가 나설 때다. 적어도 아이들이 먹을 소시지는 건강하게 만들어야 하지 않겠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