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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백제] (225) 12장 무신(武神) 1
[불멸의 백제] (225) 12장 무신(武神) 1
  • 기고
  • 승인 2018.11.20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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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원호 / 그림 권휘원

“쳐라!”

아리아케가 장검을 휘두르며 소리쳤다. 지금 아리아케는 윤진의 기마군을 향해 직선으로 달려가고 있다. 거리는 이제 300여보로 가까워졌다. 계백군(軍)의 기마군은 1백여기, 아리아케는 600기다.

“와앗!”

기세가 오른 군사들이 함성을 뱉었다. 땅을 울리는 말굽소리, 장수들의 외침과 함성, 흥분한 말떼는 콧바람을 불면서 네굽을 모아 달린다.

아리아케의 기마군과 250보 거리로 가까워진 순간이다.

“지금이다!”

윤진이 칼을 치켜들고 버럭 소리쳤다. 그 순간 한덩어리로 뭉쳐 달려오던 기마군이 두덩이로 와락 쪼개졌다. 절반씩 좌우로 나눠지더니 아리아케의 기마군 좌우 끝을 향해 비스듬히 달려가는 것이다. 정연한 행동이어서 단 1기도 어긋나지 않았다. 마치 통나무가 두 토막으로 탁, 쪼개지면서 좌우로 나눠진 것 같다.

“앗!”

앞장서 달려오던 아리아케가 저도 모르게 외침을 뱉었다. 손에는 4척이나 되는 장검을 쥐었는데 무겁다. 그러나 한칼에 말 목을 베어 뗄 수가 있다. 눈앞의 기마군이 탁 쪼개지면서 중심에는 가득 먼지만 일어나고 있으니 당황할 수밖에 없다. 거리는 2백보, 자, 양쪽으로 나뉜 적군을 따라 이쪽도 나뉠 것인가? 아니면 어떤 한쪽만 쫓은 것인가? 그 생각을 잠깐 하는 사이에 말은 20여보를 내달렸다. 그 순간이다.

“와앗!”

앞쪽에서 함성이 울리더니 먼지 사이로 1진의 기마군이 나타났다. 이 기마군은 이쪽으로 직진해오고 있다. 다시 아리아케가 숨을 들이켰다. 앞쪽 백제 기마군이 쪼개진지 숨을 두번밖에 내쉬지 않았다.

먼지를 헤치고 직진한 계백이 잔뜩 시위를 당긴 화살끝을 아리아케를 향해 겨누었다. 달리는 말 위여서 뛰어 오를 때를 기다려 살을 놓아야 한다. 백제, 고구려 기마군의 마상 사격은 뛰어났다. 기마술이 뛰어나야 해서 기마술부터 익히고 마상 사격을 배운다. 계백은 말이 뛰어오른 그 짧은 순간을 기다렸다가 살을 놓았다.

“쌕!”

소음속에서 살이 날아가는 소리가 들렸다. 뒤를 따르는 기마군은 계백의 행동을 주시하고 있다. 거리는 이제 120보, 가깝다. 그 순간이다. 뒤쪽에서 함성이 울렸다.

“와앗!”

화살이 아리아케의 두눈 사이에 박힌 것이다. 갑옷으로 무장한 아리아케는 얼굴만 내놓은 상태여서 다 보인다. 화살에 맞은 얼굴이 먼저 뒤로 벌떡 젖혀지더니 이어서 상반신이 넘어졌고 곧 말위에서 굴러 떨어졌다.

“와앗!”

다시 함성이 울렸을 때는 아리아케군과의 거리가 7, 80보로 가까워진 상태다. 사기가 충천한 백제군이 다시 함성을 질렀다.

앞장선 아리아케가 장검을 내동댕이 치면서 말에서 굴러 떨어졌을 때 말은 말굽을 모으면서 10보쯤 뛰었다. 그동안에 아리아케는 화살에 맞은 채로 말 위에 실려 있었다. 그것을 뒤에 따르던 위사대가 다 보았다.

“주군!”

“주군을 구해라!”

이쪽 저쪽에서 외침이 울렸고 말 고삐를 채어 멈추는 소란이 일어났다. 그 서슬에 600기마군이 엉켰다. 말들이 부딪히고 넘어졌다. 마치 떼지어 달리던 마차들이 부딪혀 넘어지는 것 같다. 그때 백제군이 덮쳤다.

“우왓!”

함성, 이제 아리아케군은 주군 아리아케가 화살에 맞아 땅에 떨어졌다는 것을 안다. 제대로 칼을 쥐고 덤비는 군사가 드물다.

“우왓!”

다시 함성이 오르면서 좌우에서 윤진의 기마군이 치고 들어왔다. 그러나 뒤쪽 퇴로는 놔두었다.

도망갈 길을 터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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