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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활력…공동체의 힘! ④ 덴마크 스반홀름 공동체] 대안적 삶을 꿈꾸는 사람들, 함께 나누는 ‘행복’
[도시의 활력…공동체의 힘! ④ 덴마크 스반홀름 공동체] 대안적 삶을 꿈꾸는 사람들, 함께 나누는 ‘행복’
  • 김종표
  • 승인 2018.11.21 19: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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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친환경 에너지, 40년 이어온 생태마을
개인 수입까지 공유, 동일한 경제여건서 생활
구성원 130명…주요 의사 결정은 만장일치로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약 6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스반홀름 공동체 전경. 1978년부터 40년 동안 유지된 생태마을이다.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약 6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스반홀름 공동체 전경. 1978년부터 40년 동안 유지된 생태마을이다.

삶을 윤택하게 하는 요인 중 하나는 인간관계다. 가족과 친구, 그리고 공동체 구성원들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사람이 더 행복하고 성공적인 삶을 영위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1인 가구가 늘고 ‘혼자 사는 삶’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지만, 소통과 신뢰·관계를 통해 유지되는 ‘더불어 사는 삶’의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 도시재생 프로젝트에서 주민 주도의 마을공동체 활동이 중시되는 이유다.

생활 속에서 이웃과의 관계를 통해 자연스럽게 공동체를 만들어내는 게 일반적이지만 경쟁과 자본의 굴레에서 벗어나 ‘다르게 사는 삶’을 선택한 사람들이 모인 실험적 공동체도 생겨난다.

세계에서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로 꼽히는 북유럽 국가 덴마크에는 도시에서 벗어나 다른 방식으로 행복을 추구하는 실험적 공동체가 있다. 지난 10월 말 세계적으로 널리 알리진 덴마크 ‘스반홀름(Svanholm) 공동체’를 찾았다.
 

스반홀름 공동체 설립 때부터 40년 동안 이곳에서 살았다는 키어스튼 씨가 마을 중심에 있는 고택을 소개하고 있다.
스반홀름 공동체 설립 때부터 40년 동안 이곳에서 살았다는 키어스튼 씨가 마을 중심에 있는 고택을 소개하고 있다.


“공동체 대표냐고요? 우리 마을에 그런 직책은 없어요.”

마을 어귀 카페로 마중 나온 키어스튼 씨는 자신을 공동체 사무실에서 일하는 주민이라고 소개했다. 키어스튼 씨는 지난 1978년 이곳에 공동체 마을이 생길 때부터 40년 동안 터전을 지켜온 몇 안 되는 토박이다. 주민 모두가 동등한 관계에 있고, 또 이 같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굳이 지도자를 뽑거나 직책·직위를 둘 이유가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약 60km의 거리를 자동차로 1시간가량 달려 도착한 스반홀름 공동체 마을. 산지를 찾아볼 수 없는 평원에 고즈넉하게 자리 잡은 마을은 스산한 날씨 탓인지 고요했다. 250년이 넘었다는 ‘ㄷ’자 형태의 고택을 중심으로 공동 식당, 젖소를 기르는 축사, 유치원, 놀이터, 유기농 채소를 재배하는 경작지 등이 눈에 들어왔다.

이곳 주민들은 철저하게 자연 친화적인 생태공동체를 추구한다.

키어스튼 씨는 “토종 씨앗을 이용해 유기농 채소를 재배하고 온수는 태양열, 전기는 풍력발전기로 만들어낸다”고 소개했다.

현재 이곳에서 공동체 삶을 사는 주민은 성인 80여명을 포함해 아이들까지 모두 130명에 이른다.

주민 소통 공간이기도 한 스반홀름 마을 공동식당.
주민 소통 공간이기도 한 스반홀름 마을 공동식당.

약 400ha에 이르는 대규모 농장과 축사, 마을 공동식당 운영 등 공동체의 토대가 되는 일은 주민들이 각각 맡아서 한다. 마을 입구 카페와 채소가게에서는 이곳에서 생산된 우유와 유기농 채소 등을 외부에 판매한다.

마을일을 하는 주민도 있지만 이곳에 사는 성인의 절반가량은 공동체 밖에서 각자의 일을 한다. 학교 교사가 많고 고수익을 얻는 의사와 교수도 있다고 했다.

이들 주민 개개인의 수입은 모두 마을 공동 통장에 입금되고, 이 돈은 의식주 등 구성원 생활비와 마을 운영 비용으로 쓰인다. 개인 수입액에 관계없이 공동체 안에서의 경제적 조건은 모두 같은 셈이다.

또 구성원에게는 매달 일정한 금액의 용돈이 지급된다. 용돈은 공동 통장에 입금되는 개인 수입을 기준으로 정해지는 만큼 차이가 있다. 하지만 그 격차를 줄이기 위해 의사와 같은 고소득자는 상대적으로 수입 대비 용돈의 비율이 낮게 책정된다.

공동체의 중요한 의사 결정은 매달 마지막 주 화요일 저녁에 열리는 정기모임에서 이뤄진다. 안건은 만장일치 방식으로 결정한다. 경제생활을 함께하는 만큼 소수의 불만이 공동체의 신뢰관계에 균열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키어스튼 씨는 “주민 130명이 모두 가족이다. 가족이 중요한 사안을 투표로 결정하지 않는 것처럼, 소통을 통한 만장일치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을의 새로운 구성원을 받아들이는 절차는 까다롭다. 입주 신청이 있을 경우 담당자가 6개월간의 세밀한 검토 과정을 거쳐 공동체 생활에 적합한지 여부를 결정한다. 종교나 신념은 검토 대상이 아니며 개인의 자율성도 보장된다.

입주가 허락된 사람은 모든 재산을 공동체에 내놓아야 한다. 물론 마을을 떠날 경우에는 처음 들어올 때 내놓은 재산을 되찾아갈 수 있다.

개인 생활을 위한 주거공간은 자녀의 수와 건강 등 개인의 여건을 고려해 그 크기가 결정된다. 아침과 점심은 가정이나 직장에서 각자 해결하고 저녁은 공동식당에서 함께한다.

외부인을 위한 3개월 체험 프로그램도 있다. 마을에서 대가 없이 일하고 숙식을 제공받는 형태다. 마침 한국에서 온 대학생도 머물고 있다고 했다.

키어스튼 씨는 “현재 구성원의 60% 이상은 10년 이상을 이곳에서 살고 있다”면서 “대안적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모여 이웃과 함께 공유하고 협력하면서 행복을 찾는 곳”이라고 스반홀름을 설명했다.



◇ 국내 공동체 마을- 부안 변산공동체

국내에도 생태·문화·교육 등의 측면에서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지속가능한 삶을 추구하는 공동체 마을이 있다. 도시형 공동체인 서울 성미산마을을 비롯해 지리산 일대 등 잘 알려진 곳만 해도 10여 곳에 이른다.

전북지역에서는 단연 부안의 변산공동체가 꼽힌다. 대학교수를 지낸 윤구병 대표가 더불어 살아가는 힘을 길러주자는 교육철학과 생태관을 펼치기 위해 지난 1995년 부안군 변산면 운산리에 터를 잡았다.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모여 시골살이를 하는 이 공동체 마을에는 현재 학생 20명과 어른 10여 명이 생활하고 있다. 이곳은 함께 농사를 짓고 나누는 생산공동체이자 대안교육을 하는 교육공동체이기도 하다.

농사는 화학비료나 농약을 일절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유기농법을 고집한다. 마을 식당에 다 같이 모여 식사를 하기 때문에 주민들이 거주하는 집에는 따로 주방이 없다. 식사 준비는 어른들이 돌아가면서 맡는다. 공동으로 생산하고 함께 나누며 살지만 스반홀름 공동체와 달리 거주하는 동안 개인 재산을 모두 공동체에 내놓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비인가 대안학교인 공동체학교에서는 초·중·고교 과정을 운영한다. 가족과 함께 생활하는 초등학생을 제외하고 중·고교생은 기숙사에 거주한다. 아이들은 일반 교과목과 함께 온몸으로 시골살이를 배운다. 물론 관계를 중시하는 공동체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도시로 되돌아가는 사람도 있다.

도시민을 비롯해 누구나 방문해 특별한 마을살이를 체험할 수 있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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