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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무(無) 정치’에서 벗어나야 국정 성과가 보인다
‘5무(無) 정치’에서 벗어나야 국정 성과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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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11.22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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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준 명지대 교양대학 교수·정치학
김형준 명지대 교양대학 교수·정치학

우리 사회가 ‘5무(無) 정치’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첫째, 공학만 있고 철학이 없다. 정치권은 ‘민주당 20년 집권론’, ‘반문 연대“ 등 정권을 잡기 위한 정치 공학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 오직 표를 얻기 위해 주저 없이 전략적 극단주의와 포퓰리즘을 구사한다. 철학이란 “습관적으로 살아온 삶에 대해 변화를 주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 정치는 철학의 빈곤 속에서 대화와 타협보다는 상쟁과 대립, 포용과 협치보다는 독식과 배제, 합의와 소통보다는 투쟁과 불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둘째, 통치만 있고 정치가 없다. 집권 세력은 이념과 코드에 맞춰 통치를 하고 종종 정치를 무시한다. 정치로 풀어야 할 것을 힘으로 밀어부친다. 현 정부에서 청와대는 자신들이 의식하지 못한 채 군림하고 통치하는 만기친람(萬機親覽)에 빠져있다. 정치의 본질은 권력추구가 아니라 갈등조정이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서는 정치가 갈등을 조정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

셋째, 리더는 있지만 리더십은 없다. 물리적 강제력을 통해 지시하고 통제하는 권력에만 의존하면 리더십은 발휘될 수 없다. 리더십은 설득을 통해 구성원들의 자발적 참여와 지지를 이끌어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 대통령들은 예외 없이 권력에만 의존했지 리더십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넷째, 투쟁만 있고 대안은 없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건설적이고 합리적인 비판은 필요하다. 하지만 한국 야당은 반대를 위한 반대 투쟁에만 매몰되어 국민들이 공감하는 대안을 적시에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다섯째, 대표만 있고 책임은 없다. 선거를 통해 선출된 대표자는 있지만 그들은 자신의 행동에 대해 전혀 책임을 지지 않는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지금까지는 국정 과제를 설계했다면, 이제부터는 국정의 성과를 정부와 함께 만들어나가자“고 했다. 하지만 ‘5무 정치’가 판을 치고 있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구상하는 “다 함께 잘사는 포용 국가‘의 성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문제는 정치이기 때문이다. 정치가 망가지면 경제도 망가지고 사회 갈등도 증폭된다.

문 대통령이 분열과 갈등의 ’5무 정치‘를 극복해 국정 성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선 담대한 정치를 펼쳐야 한다. 무엇보다 ’청와대 중심의 통치‘를 장관에게 전권을 주는 ’내각 중심의 정치‘로 전환해야 한다. 그래야만 ‘청와대 정부’라는 오명에서 벗어 날 수 있다. 권력을 폭넓게 분산하고 집권당에게 자율성을 부여하며 국회와 야당을 존중해야 한다.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밝힌 ‘통합과 공존’의 정신과 함께 야당을 적폐 청산의 대상이 아니라 국정 운영의 동반자로 받아 들어야 한다. 그래야만 야당과 되돌이킬수 없는 뜨거운 협치를 하고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잘못한 일은 잘못했다“고 인정하는 용기도 필요하다. 국정 과제 설계가 끝났다고 성과가 저절로 나오진 않는다. 한국갤럽이 향후 1년 우리나라 경기 전망을 물은 결과(11월 6~8일), ‘나빠질 것‘(53%)이라는 응답이 ‘좋아질 것’(16%)보다 3배 이상 많았다. 문제는 6개월 연속 비관이 낙관을 앞섰다. 상황이 이렇다면 아무리 ’소득주도성장‘의 방향이 옳더라도 잘못된 정책 기조를 바꾸는 것이 정답이다.

지금부터는 시장과 기업이 반응할 수 있는 혁신 성장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 대통령과 정부가 모든 것을 끌고 간다는 구시대의 잘못된 관행인 계도 민주주의와 행정독주적 사고와도 과감히 결별해야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진보의 미래’라는 책에서 ”민주주의든 진보든 국민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만큼만 가는 것 같다. 운동도, 촛불도, 정권도 이 한계를 넘어 설수는 없다“고 했다. 국민과 역사가 평가하는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 위해선 겸손한 대통령이 되라는 주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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