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0-07-06 21:03 (월)
‘부안 아귀도 페트병을 삼켰다’…전북 바다도 예외 아닌 일회용 플라스틱 오염
‘부안 아귀도 페트병을 삼켰다’…전북 바다도 예외 아닌 일회용 플라스틱 오염
  • 김보현
  • 승인 2018.11.22 20: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부안 앞바다서 500ml 플라스틱 생수병 삼킨 아귀 등 발견
부안 어민들 “펜, 플라스틱 조각 등 삼킨 고기 발견 흔해”
전문가들 “국경없는 바다, 국제 문제 전북도 예외 아냐…해양 쓰레기수거 정책 보완·시민의식 시급”
부안 앞바다에서 잡힌 아귀 뱃속에서 500ml 크기의 플라스틱 생수병이 나왔다.
부안 앞바다에서 잡힌 아귀 뱃속에서 500ml 크기의 플라스틱 생수병이 나왔다. 사진제공= 전북환경운동연합

지난 4월 전 세계적으로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의 심각성을 알린 ‘쓰레기장이 된 고래 뱃속’ 사건에 이어 전북 바다도 예외는 아니었다. 부안 앞바다에 사는 아귀도 일회용 생수병을 삼켰다.

최근 부안·고창 등지 앞바다에서 일회용 플라스틱을 삼켜 죽어가는 물고기가 잇따라 발견돼 해양 쓰레기 수거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19일 새벽 5시, 위도에서 영광쪽으로 50km 떨어진 부안 앞바다. 이날 일행과 꽃게잡이에 나섰던 부안 어부 황모씨의 그물에 예상치 못한 아귀가 잡혔다. 내장제거를 하기 위해 몸길이 70cm인 아귀의 배를 가르자 안에서 500ml 크기의 페트병이 나온 것이다. 위산에 녹지도 않는 일회용 생수병이 온전한 모습으로 내장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이 일대 바다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쓰레기를 삼킨 물고기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어서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부안·고창 내 어업 종사자들에 따르면 아귀, 물메기 등의 내장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조각과 비닐은 물론 뾰족한 플라스틱 펜까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황 씨는 “그동안 작은 일회용 플라스틱 조각이 나올 때는 경각심을 갖지 못하고 넘겨 왔는데 이번에 페트병을 통째로 삼킨 아귀를 보니 심각한 상태에 이른 것 같아서 사진을 찍었다”며 “우리가 버린 쓰레기가 정말 우리 식탁 앞으로 돌아온 것 같아 죄책감이 들면서도 어업이 위축되진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22일 부안군 격포항 어촌계에서 항 인근 정화작업을 실시해 3일 동안 300여 포대자루 분량의 쓰레기를 수거한 가운데 관계자들이 이날 오전 수거한 페트병과 스티로폼 등 쓰레기를 정리하고 있다. 박형민 기자
22일 부안군 격포항 어촌계에서 항 인근 정화작업을 실시해 3일 동안 300여 포대자루 분량의 쓰레기를 수거한 가운데 관계자들이 이날 오전 수거한 페트병과 스티로폼 등 쓰레기를 정리하고 있다. 박형민 기자

환경 운동가 및 해양 쓰레기 전문가 등은 자치단체와 시민들의 의식 제고와 해양 쓰레기 수거 정책의 보완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이정현 전북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플라스틱 컵만 115개 든 고래 뱃속이 머나먼 태평양의 일이 아니다”며 “이번 ‘부안 생수병 삼킨 아귀 사건’은 전북에서도 왜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줄여야하는지 극명하게 보여준 사례”라고 지적했다.

해양 쓰레기 문제를 연구해온 한해광 박사(서남해환경센터 센터장)는 “국경 없는 바다에서는 일회용 플라스틱이 해류에 따라 자유롭게 이동하기 때문에 현재 전북바다에 쌓이는 쓰레기도 지역민들이 사용한 것과 중국, 대만 등지에서 건너온 것이 뒤섞여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역민과 어부들이 일회용 플라스틱을 줄이고 함부로 바다에 버리지 않는 것은 필수이며, 일회용 플라스틱 해양 오염이 국제적인 문제인 만큼 정부와 자치단체에서도 전지구적인 관점에서 쓰레기 처리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충고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