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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생 김지영’ 신드롬
‘82년생 김지영’ 신드롬
  • 권순택
  • 승인 2018.11.28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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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82년생 김지영’이 우리 사회의 미투 운동, 페미니즘 열풍과 맞물려 사회적 신드롬을 만들고 있다. ‘PD수첩’ 메인 작가였던 소설가 조남주씨가 지난 2016년 10월 출간한 ‘82년생 김지영’이 2년여 만에 누적 판매부수 100만부를 돌파했다. 지난 27일부로 종이책 82만부, 전자책 18만부가 팔렸다고 출판사에서 밝혔다. 우리 문단에서 밀리언셀러는 2007년 김훈의 ‘칼의 노래’, 2009년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 이후 9년 만에 나왔다.

‘82년생 김지영’은 페미니즘과 양성평등 이슈가 나올 때마다 거론됐고 국회에서 남녀고용평등법, 아이돌봄지원법 개정안 등 소위 ‘김지영법’을 입법하는 동력이 됐다. 자치단체에선 새로운 정책 홍보수단으로 ‘○○년생을 위한 정책’ 문구가 등장하기도 했다. 현재 프랑스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일본 등 16개국에 수출이 확정됐고 지난 5월 출간한 대만에서는 전자책 부문 1위에 올랐다. 영화로도 만들어져 김지영 역에 정유미씨, 김지영 남편 역에 공유씨가 확정됐고 내년 초 촬영에 들어간다.

‘82년생 김지영’은 평범한 서른넷 전업주부인 김지영의 삶을 통해 여성이 학교와 직장, 고용시장에서 받는 성차별과 불평등, 육아를 둘러싼 문제점 등을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모순과 연결해 보여 주는 소설이다. 극적인 사건이나 드라마틱한 스토리도 없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보편적인 여성 주인공을 통해 누구나 공감하는 여성의 삶을 과장없이 이야기하면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사실 ‘82년생 김지영’은 출간 당시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 여성들이 폭력과 성차별에 눈뜨기 시작했고 여성 문제가 주요 정치적 의제가 되면서 금태섭 의원이 동료의원들에게 이 책 300부를 선물하면서 알려졌다. 여기에 고 노회찬 정의당 대표가 2017년 5월 청와대 오찬 회동때 문재인 대통령에게 “82년생 김지영을 안아주십시오”라며 이 책을 선물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김지영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또 미투 운동의 단초가 된 서지현 검사가 성추행 피해를 폭로하면서 이 책을 언급했고 가수 아이린을 비롯 일부 여성연예인들이 단지 이 책을 읽었다는 이유로 남성팬들로부터 비난과 악플에 시달리면서 여성층에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다. 여성 구독자가 76%로 압도적으로 많은 이유다.

앞으로의 세상은 ‘82년생 김지영’의 삶이 아닌,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야 하는 게 우리의 시대적 책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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