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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물은 문화유산, 유지 관리 잘 해야
건축물은 문화유산, 유지 관리 잘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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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12.04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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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환 한국기술사회 전북지부장
정동환 한국기술사회 전북지부장

며칠 전 수도권에 첫 눈이 많이 왔다. 겨울철이 되면 내 집 앞 눈치우기가 생각난다. 어릴 적 눈이 많이 오면 이웃집 골목길의 눈이 깨끗이 치워진 집과 그렇지 못한 집이 있다. 그럴 때 마다 어른들은 눈을 치우지 않은 집을 가리키며 ‘아무 게는 참 게으른 사람이다’며 인물평을 하곤 했다. 우리는 이렇게 집주인와 집관리에 대한 선입견이 있다. 건물도 마찬가지이다. 건물주가 자기 건물을 깨끗하게 유지 관리하는 경우와 그렇지 않는 경우를 보면 건물주의 책임성, 공공성, 경제성, 유지관리능력 등을 연상하게 된다. 선진국에 가보면 깔끔한 전원주택이나 산뜻한 빌딩을 볼 때 역시 선진국이다는 느낌을 갖는다. 후진국에서 지저분한 건물을 볼 때와 대조를 이룬다. 이러한 것 하나만 봐도 국격을 확연하게 느낀다.

건물을 유지 관리하는 일은 건물을 짓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 나무를 심는 것보다 가꾸는 것이 중요한 것처럼 건물도 짓는 것보다 유지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시설물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에도 이러한 내용이 잘 서술돼 있다. 건물의 유지관리는 완공된 시설물의 기능을 보전하고 시설물 이용자의 편의와 안전을 높이기 위하여 시설물을 일상적으로 점검·정비하고 손상된 부분을 원상복구하며 경과시간에 따라 요구되는 시설물의 개량·보수·보강에 필요한 활동을 유지 관리라 한다. 따라서 건물주는 건물을 유지 관리하는 책임이 있다. 부의 상징인 건물주가 보이지 않는 책임성은 이렇게 가지고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농담 삼아 ‘조물주 위에 건물주가 있다’고 말하곤 한다. 세입자에게 절대적인 권한 행사를 하기 때문에 생긴 말이다. 그렇지만, 건물주가 이러한 권위를 가지려면 건물을 잘 관리하고 이러한 의무를 다해야 한다. 지저분한 건물을 보면 과객들이 ‘이 건물주는 뭐하는 놈이야’하며 그의 권위를 땅에 떨어뜨린다. 건물주는 건물을 계획하고 시공할 때 또는 건물을 매입할 때 기대에 부풀어있었던 그 기억, 그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 시설물 유지관리의 기본원칙은 시설물의 기능을 원래의 상태로 유지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따라서 세심하게 점검하고, 시설물의 결함 또는 파손이 있으면 요인을 조기에 발견해 그 결함을 보수해 유지보수 해야 한다. 또한 결함원인을 정확하게 판단해 효율적인 시설물 보수작업을 통해 유지비용의 낭비를 줄이고, 안전에도 최우선 고려를 해야 한다.

임대인의 갑질이 있을 때마다 갑질의 몇 가지 이유가 있다. 그 중 하나가 임차인이 건물에 대한 유지관리를 소홀히 했을 때이다. 따라서 건물의 유지관리에 대한 내용도 임대계약의 조건에 삽입해야 할 것이다. 건물의 주변정리 그리고 유지관리와 관련해 서로 명확하게 계약조건을 명시하는 것이 어쩌면 지혜로운 일이다. 보통 건물주는 외지에 거주하고 임차인은 영업활동 이외의 일에 관심이 없다. 그러다 보니 건축물의 주변은 항상 지저분하기 쉽다. 건축물이 오래되면 낡고 안전에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건물에 대한 무관심과 방치는 서로에게 좋지 못한 일이다. 건축물은 단순히 빌딩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보여주는 상징물이고 문화유산이다. 건물이 오랜 세월동안 시대의 삶과 정신을 담고 있다면 유형문화재가 될 수 있다. 우리 주변의 어떤 건물이든 먼 훗날 문화유산이나 유형문화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건물유지관리를 잘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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