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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가 필요한 순간 따뜻하게 빛나는 시편들
위로가 필요한 순간 따뜻하게 빛나는 시편들
  • 문민주
  • 승인 2018.12.06 19: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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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두규 다섯 번째 시집 '가여운 나를 위로하다'
생명, 평화, 자연 통해 도달한 진솔한 깨달음

박두규 시인은 30년 넘게 시를 써오는 동안 삶의 지침이 되어줄 ‘북극성 하나쯤은 품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했고, ‘내 시가 세상의 길’이 되는 걸 꿈꾸기도 했다. 이 과정을 통해 시인은 북극성처럼 창공에서 반짝거리며 우리를 새로운 세상의 길로 이끄는 시들을 탄생시켰다.

시인의 다섯 번째 시집 <가여운 나를 위로하다>에는 그가 생명, 평화, 자연이라는 주제를 통해 도달한 진솔한 깨달음이 담겨 있다. 모진 세상 속에서 따뜻한 위로가 필요한 순간, 그의 시편들은 우리에게 고요하고 속됨이 없는 명징한 세계를 선사한다.

시집에 수록된 67편의 작품들은 내성(內省)의 울림을 준다. 시인은 내성의 파문을 바깥 풍경의 한 자락으로 펼쳐놓으면서 세상과 공감할 수 있는 접점을 만든다.

“33년 동안 물밑을 헤엄쳐 왔다./ 언젠가부터 때가 되면 수면 위로 올라가/ 오래 젖은 몸을 햇볕에 말리고 싶었다. (중략) 수면 위로 머리를 내미는 순간/ 어머니의 젖을 물고 바라보았을/ 첫날의 경이로운 하늘을 기억해내고 싶었다./ 글을 처음 익힐 때처럼 책을 읽고/ 시를 처음 쓸 때처럼 펜을 잡고 싶었다./ 얼마나 더 이승의 밥을 훔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한 세월이 또 온다.” (‘퇴직’ 일부)

생애 절반을 교사로 살았던 그는 퇴직을 통해 비로소 진정한 자신을 만난다. 삶에서 한발 물러서서 새로운 삶의 시간 속으로 들어간 것이다. 그렇게 그는 스스로를 새로 낳고 있는 중이다.

김해자 시인은 해설을 통해 “박두규의 시는 언어도단이면서 언어 이전이고 언어로 받아들여져 모셔야 하는, 선(禪)과 닮아 있는 시의 운명을 보여준다”며 “우주적 생명의 바다에서 함께 춤추는 기쁨을 맞이하기 위해 내가 먼저 평화가 되려는 태도는 그가 왜 관념적인 선적 정신주의에 빠지지 않는지를 설명해준다”고 밝혔다.

시인은 1985년 남민시(南民詩) 창립 동인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5권의 시집과 2권의 산문집을 펴냈다. 현재 한국작가회의 부이사장, 생명평화결사 운영위원장, 문화신문 지리산 人 편집인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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