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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백제] (238) 12장 무신(武神) 14
[불멸의 백제] (238) 12장 무신(武神)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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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12.09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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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침상에 누워있던 계백이 문이 열리는 기척에 고개를 들었다. 아스나가 들어서고 있다. 기둥에 붙여놓은 양초의 불꽃이 바람결에 흔들렸다. 그 바람이 슬쩍 계백의 코를 스치면서 옅은 향내가 맡아졌다. 여자의 체취다. 계백의 시선을 받은 아스나가 잠간 눈동자를 고정시키더니 눈길을 내렸다. 볼에 홍조가 피어났다. 화장기가 없는 피부는 창백하기 때문에 표시가 난다. 아스나가 시선을 내린 채 다가온다. 한 걸음, 두 걸음, 흰색 비단 겉옷을 입고 두 손을 앞에서 마주 쥔 채 다가오는 것이다. 품위가 배어나고 있다. 지금까지 여러 명의 소실을 상대했지만 이런 분위기는 처음이다. 아스나는 중키에 가냘픈 몸매다. 이윽고 침상 끝에 선 아스나가 시선을 들어 계백을 보았다. 이제는 얼굴에 홍조가 가득 덮였다. 불빛을 받은 눈도 번들거리고 있다. 아스나의 꽃잎 같은 입이 열렸다.

“벗고 들어갈까요?”

“그러는 게 좋겠다.”

그러자 아스나가 그 자리에서 겉옷을 벗어 방바닥에 떨어뜨렸다. 마치 나비가 껍질을 벗고 나오는 것 같다. 그 순간 계백이 숨을 들이켰다. 아스나의 알몸이 드러난 것이다. 아스나는 겉옷 빝에 아무것도 걸치지 않았다. 계백의 시선을 받은 아스나가 한 손으로 젖가슴을, 다른 손으로 음부를 가렸지만 그것이 더 자극적이다. 아스나가 그 자세로 계백을 보았다. 얼굴이 더 붉어졌다.

“침상으로 올라갈까요?”“들어오라.”

아스나가 한쪽 다리를 들어 침상에 오르는 순간 검은 숲이 드러났다. 숲속의 선홍빛 연못도 보인다. 계백이 이불을 들쳐서 금방 태어난 아이 같은 아스나의 몸을 받아들였다. 아스나가 바로 계백의 가슴에 얼굴을 붙이더니 두 손으로 허리를 감싸 안으면서 말했다.

“추워요.”

과연 알몸은 바깥 공기를 맞아 차다. 계백이 아스나의 어깨를 바짝 감싸 안았다. 다리 하나가 자연스럽게 아스나의 하반신을 둘렀다. 그때 아스나의 숨결이 계백의 가슴을 훑고 지나갔다.

“장군, 감사드립니다.”

“이제 네 낭군 아니냐?”

“예, 낭군.”

아스나의 손이 뱀처럼 미끄러져 내려와 계백의 남성을 쥐었다. 그러더니 숨을 들이키면서 얼른 손을 떼었다. 계백이 아스나의 입을 입에 넣듯이 붙였을 때 뜨거운 혀가 꿈틀거리며 빠져나왔다.



다음날 오전, 계백은 아스나, 히지와 함께 청에 올랐다. 전(前)에 아스나의 남편인 영주 고노가 생존했을 때와 같은 분위기다. 고노 대신으로 계백이 영주 자리에 앉았을 뿐이다. 계백은 아스나를 옆쪽에 앉게 했고 히지의 자리는 그 가운데다. 청 안에는 계백의 장수들뿐만 아니라 성에 남아있던 고노의 가신들도 불렀기 때문에 좁은 청이 가득 찼다. 아스나는 처음에는 부끄러운지 시선을 내린 채 얼굴을 붉혔다가 곧 냉정을 되찾았다. 이제 계백의 소실인 것이다. 그때 슈토가 계백에게 보고했다.

“대감, 성 밖 영지에서 반란을 일으켰던 중신(重臣) 오시마와 오우치가 일족과 함께 도주하다가 생포되었습니다. 명을 내려 주십시오!”

“그놈들을 따르던 부하까지 다 몰사시켜라.”

“예엣!”

“앞으로 이곳은 히지성(城)으로 부른다. 히지가 성장하면 이곳 성주가 될 테니 가신들은 잘 보좌하라.”

추상 같은 명이다. 모두 머리를 숙였고 계백의 말이 이어졌다.

“우에노가 중신(重臣)으로 성의 수비장을 맡아 히지를 모시도록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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