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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백제] (240) 12장 무신(武神) 16
[불멸의 백제] (240) 12장 무신(武神)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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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12.12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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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방에서 계백은 왕자 풍과 함께 하룻밤을 묵었다. 풍이 묵고 가라면서 주연을 열었기 때문이다. 백제방의 고위 관원, 계백을 따라온 화청과 장수들이 모두 참석한 주연이다.

“달솔, 대왕께서는 아직도 신라와의 통합을 바라시는 것 같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술에 거나하게 취한 풍이 넌지시 말했기 때문에 계백은 긴장했다. 둘이 나란히 앉아 있어서 다른 사람은 듣지 못했다. 계백이 몸을 조금 기울였고 풍이 계백의 귀에 입술을 가깝게 대었다.

“신라는 이미 김춘추가 왕이 된 것이나 같고 당의 1개 현이 되었다.”계백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전하. 그러니 신라를 빨리 멸망시킬수록 이롭습니다.”

“그것이 가능하겠느냐?”

“신라는 이미 영토의 절반을 잃었습니다.”

그때 풍의 얼굴에 쓴웃음이 번져졌다.

“당왕 이세민이 놔두지 않을 것이다. 김춘추는 무서운 놈이다.”

“동방(東方)의 한신이지요.”“나도 그런 말을 들었다.”

다시 웃은 풍이 길게 숨을 뱉었다.

“김춘추는 이제 당(唐)에 업혀있는 몸이야. 당왕을 주무르는 영웅이지.”

“운(運)이 끝까지 따라줄까요?”“김춘추의 운이 강하면 백제와 고구려의 대륙진출은 일장춘몽이 되지.”

풍이 길게 숨을 뱉고 나서 말을 이었다.

“그러니 너는 왜국에서 기반을 더욱 굳혀야 한다.”

풍은 이 말을 하려고 김춘추 이야기를 꺼낸 것 같다.



아스나가 들어서자 기다리고 있던 우에노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오후 해시(10시) 무렵, 늦은 시간이다. 이곳은 고노성의 내성 마룻방 안.

늦은 시간이었지만 우에노는 고노성 성주대리를 맡고 있는데다 아스나의 친척이기도 하다.

“마님, 부르셨습니까?”

우네노가 묻자 아스나가 앞 쪽 자리에 앉으면서 말했다.

“우에노님, 주군께선 지금 어디 계시지요?”

“어제 백제방에 가신다고 하셨습니다.”

우에노가 바로 대답했다.

“방주 전하를 뵙고 오실 것입니다.”

“어디로 오실지 알고 계세요?”

“그것은….”

머리를 든 우에노가 아스나를 보았다. 어제 계백은 고노성을 떠난 것이다. 백제방에 간 것은 확실하지만 계백령의 도성으로 돌아갈지 또는 어디로 갈지 알 수가 없다. 이제 40만석 가깝게 되는 대영주인 것이다. 한번 움직일 때마다 기마 위사대 1천기가 따른다. 그때 아스나가 입을 열었다.

“우에노님, 제가 도성에 가는 것이 낫지 않을까요? 히지하고 같이 말입니다.”

“……”

“히지님은 주군(主君)의 양자가 된 신분, 주군과 함께 있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스나의 얼굴에 홍조가 떠올랐고 두 눈이 반짝였다. 우에노는 소리죽여 숨을 뱉었다. 영주 고노가 생존시에도 아스나는 당찬 영주 부인으로 소문이 났다. 고노가 오히려 심약한 성격이어서 아스나를 ‘여영주’라고 가신들이 부르기도 했던 것이다. 그때 아스나가 말을 이었다.

“나도 이젠 주군의 어엿한 소실, 이런 좁은 영지의 작은 성에 박혀 있으면 다른 소실들의 기세에 밀릴 가능성이 많아요.”

“…….”

“주군을 가깝게 모셔야 잊혀지지 않고 무시를 당하지 않게 되거든요.”

그때 우에노가 고개를 들고 아스나를 보았다.

“마님, 조금 기다려보시지요.”

아스나의 시선을 받은 우에노가 쓴웃음을 지었다.

“그렇게 서두르시다가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가 있습니다. 남녀 관계라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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