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19-06-19 00:01 (수)
집필에서 출간까지 20년… 윤흥길 장편소설 ‘문신’
집필에서 출간까지 20년… 윤흥길 장편소설 ‘문신’
  • 천경석
  • 승인 2018.12.13 19: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작가 인생 50년, 거장 윤흥길 필생의 역작

교과서에도 실려 우리에게 익숙한 <장마>부터 <완장>,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 등으로 현대문학사에 거대한 족적을 남긴 윤흥길 작가가 등단 50주년에 맞춰 신작 장편소설 <문신>을 내놓았다. 집필부터 출간까지 무려 20년이 소요된, 총 다섯 권에 달하는 초대형 장편 소설이다.

<문신>은 황국신민화 정책과 강제노역이 한창인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산서 지방 천석꾼 대지주 최명배 가문을 중심으로 한 가족의 엇갈린 신념과 욕망, 그리고 갈등을 그려낸 작품이다. 소설은 혼돈으로 가득한 시대, 위압적이고 폭력적인 시대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통과해나가는 다종다양한 인물들을 통해 시대를 초월한 인간 본연의 모습을 도출해낸다.

제목인 ‘문신’도 글의 주제와 관련 깊다. 전쟁에 나가 죽으면 시신으로라도 고향에 돌아와 묻히고 싶다는 염원 하에 몸에 문신을 새기는 ‘부병자자’(赴兵刺字) 풍습에서 왔다. 부병자자는 전쟁에 나가기 전에 남자들이 나중에 자신이 죽더라도 가족들이 알아볼 수 있도록 몸에 문신을 새기는 풍습이다. 윤 작가는 부병자자는 우리 민족의 독특한 치열한 귀소본능을 상징한다고 설명한다.

윤 작가는 작품에서 같은 시대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인물들의 삶을 손에 만져질 듯 생생히 그려냄으로써 등단 후 50년이라는 긴 인고의 시간을 거쳐낸 거장만이 할 수 있는 인간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보여준다.

“그에게는 우리 시대가 잃어버린 경건성의 바탕이 있었다. 그는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로 가듯이, 소설을 짊어지고 그 고통스러운 시대를 통과하고 있었다. 윤흥길의 글은 사람의 존재와 사람의 생활, 그 양쪽을 끌어안으면서 분출하는 언어의 활력을 보여준다.”

젊은 시절 신문사에 근무하며 작가와 인연을 맺은 김훈 소설가는 추천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인간에 대한 깊은 통찰을 희극적이면서 동시에 비극적인, 장대한 서사로 그려내는 것 또한 작가만이 할 수 있는 일일 것이다.

작가는 “언제나 큰 문제에 대해 큰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문신은 그동안 쓴 것 중 가장 많은 시간과 힘이 들어간 작품이다. 남은 생에 다시 이런 작품은 쓰지 못할 것이다”고 말했다.

총 5권에 달하는 <문신>은 이번에 1권부터 3권까지 출간됐으며 2019년 상반기 4권과 5권이 출간될 예정이다.

1942년 정읍에서 태어나 전주사범학교와 원광대 국문과를 졸업한 작가는 196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회색 면류관의 계절’이 당선돼 문단에 데뷔했다. 1977년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로 제4회 한국문학 작가상을 받았다. 소설집으로 <황혼의 집>,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 <장마>, <꿈꾸는 자의 나성>, <소라단 가는 길> 등이 있다. 장편소설로 <묵시의 바다>, <에미>, <완장>, <낫> 등이 있다. 한국창작문학상과 현대문학상, 제6회 21세기문학상, 제12회 대산문학상, 제14회 현대불교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