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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백제] (243) 12장 무신 19
[불멸의 백제] (243) 12장 무신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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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12.16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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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원호 / 그림 권휘원

“백제와 가까운 규슈로부터 이곳까지는 대부분 평정이 되었으나 동쪽은 아직 미개척지가 널려있기는 합니다.”

중신(重臣) 하세가와가 말했다. 이쓰와성의 청 안, 계백이 가신(家臣) 1백여 명을 모아 놓고 국사(國事)를 논하는 중이다. 계백은 가리지 않고 인재를 등용했기 때문에 기존 영지의 중신도 그대로 끌어들였고 그동안 발군의 기량을 보인 무장이나 책사가 중용되었다. 하세가와의 말이 이어졌다.

“서쪽 영지에서 영주의 학정을 피해 이주한 주민들도 많기 때문에 그곳을 기반으로 세력을 넓히려는 토호들이 많습니다.”

계백이 머리를 끄덕였다. 오늘 회의는 동정(東征)이다. 계백은 이제 40만석 가까운 영지의 영주다. 그러나 풍왕자는 계백에게 은밀히 동정을 지시했다. 물론 풍왕자는 조오메이 여왕과 합의를 한 것이다. 계백의 영지가 늘어날수록 백제방과 함께 왕실의 세력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그때 옆쪽에 앉은 사다케가 입을 열었다. 사다케도 중신이다.

“주군, 동쪽의 영지를 면적으로 계산하면 수천만 석이 됩니다. 그러나 주민수는 알 수가 없고 무리를 지어 다니는 도적 무리도 몇이나 되는지 모르는 실정입니다. 먼저 사전 조사를 치밀하게 한 후에 시행해야 됩니다.”

“옳다.”

계백이 이번에도 고개를 끄덕였다.

“네 말도 참조하겠다. 그러나 지금은 머뭇거릴 때가 아니다. 도적의 무리 때문에 학정을 피해 달아난 주민들이 다시 굶어 죽고 얼어 죽고 있다고 하지 않느냐? 가까운 곳부터 소탕해 나갈 것이다.

계백의 목소리가 청을 울렸다. 계백의 영지는 안정되었고 주민들이 몰려오는 상황이다. 백제에서 계백을 수행해 온 화청, 윤건, 백용문 등은 이제 영지안의 소국(小國) 영주가 되어 내정(內政)에 열중하고 있다. 그들에게 내정을 맡기고 계백은 다시 동진(東進)하려는 것이다. 계백의 시선이 슈토에게 옮겨졌다. 타카모리의 장수였던 슈토는 이제 계백의 중신(重臣)이 되어있다. 타카모리한테서 1천석 녹봉을 받다가 지금은 1만석을 받는 소영주다.

“슈토, 출정 준비는 언제 끝나느냐?”

“예, 사흘 후에는 기마군 3천이 떠날 수가 있습니다.”

슈토가 기다렸다는 듯이 대답했다.

“예비마 6천필까지 준비를 했습니다.”

고개를 끄덕인 계백이 위사장 겸 직할군 사령관인 하도리에게 물었다.

“직할군 1천기는?”

“예, 직할군도 사흘 후면 준비를 끝내고 출진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사흘 후에 출진이다.”

계백이 말하고는 하세가와를 보았다.

“하세가와, 그동안 네가 중신들과 함께 국정을 이끌어라.”

“예, 주군.”

“사다케와 노무라는 나와 함께 간다.”

일사불란하게 회의를 마친 계백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계백은 슈토와 하도리가 이끄는 기마군 4천기를 이끌고 동정(東征)을 시작하는 것이다.

그날 밤, 계백의 침실에서 품에 안겨있던 하루에가 말했다.

“대감, 언제 돌아오십니까?”

“왜 묻느냐?”

하루에의 알몸을 당겨 안은 계백의 얼굴에 웃음이 떠올랐다. 사흘 후에 동정을 떠나는 계백이다. 내궁의 소실들은 계백이 부르기를 고대하고 있었을 것이다. 계백은 색(色)을 밝히는 성품이 아닌데다 절제력이 강했다. 그것을 소실들도 알고 있어서 내색은 하지 못한다. 그때 하루에가 계백의 손을 잡더니 제 배에 붙였다. 따뜻하고 둥근 배에 계백의 손바닥이 덮여졌다. 순간 계백이 눈을 크게 떴다.

“그럼 너도?”

하루에가 계백의 가슴에 얼굴을 붙인 채 고개를 끄덕였다. 배 속에 아이가 들었다는 표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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