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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지역 숙박시설도 일산화탄소에 '무방비'
전북지역 숙박시설도 일산화탄소에 '무방비'
  • 김보현
  • 승인 2018.12.19 1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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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강릉 펜션서 고3 10명 참변…일산화탄소 중독
도내 시설 역시 관련 안전점검도 안하고 탐지기도 없어
전주 한옥마을 숙박시설 단체로 탐지기 구입·자체 점검 의뢰도
지난 18일 강릉 펜션 사망사고가 일어난 가운데 19일 전주시 한옥마을 숙박시설 대표들이 난방시설 자체 점검을 하고 있다. 조현욱 기자
지난 18일 강릉 펜션 사망사고가 일어난 가운데 19일 전주시 한옥마을 숙박시설 대표들이 난방시설 자체 점검을 하고 있다. 조현욱 기자

수능을 마친 학생 10명이 참변을 당한 ‘강릉 펜션 사고’의 원인은 일산화탄소 중독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학생들이 자는 동안 제대로 연결되지 않아 틈이 벌어졌던 LPG 보일러와 연통 사이로 일산화탄소(CO)가 새어나왔다. 무색무취의 기체는 낌새도 없이 이들의 폐로 들어가 산소 공급을 막고 목숨을 위협했다. 그러나 그곳에는 학생들에게 알려 대피하게 해줄 1만 원 안팎짜리 일산화탄소 감지·경보기조차 설치되지 않았다.

‘강릉 펜션 사고’가 전국적으로 알려진 가운데 전북지역 숙박시설 역시 일산화탄소 중독에 무방비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사고가 발생한 시설은 농어촌진흥법상에 따른 농어촌민박 시설인데 도내에는 모두 1277개소가 있다.

그러나 이중 보일러 안전 점검을 받은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또 의무사항인 화재경보기는 설치했지만 일산화탄소 경보기를 설치한 곳도 전무했다.

법에 따른 의무사항이 아니기 때문이다. 농어촌민박은 공중위생관리법상의 숙박업소가 아니라 농어촌정비법을 따르는데 보일러 점검은 안전점검 의무사항에 포함되지 않는다. 또 안전 점검은 자치단체 권한으로 재량에 맡긴다.

농어촌민박 외에 관광진흥법에 따른 도내 관광펜션, 전주 한옥체험업소도 방문객이 많이 찾는 숙박 유형인데 이 역시 관련법상 의무사항에 보일러 점검은 빠져있다.

더욱이 연간 1000만 명이 찾는 전주 한옥마을 내 한옥체험시설 160여 곳도 경보기가 설치된 곳은 없었고 가스보일러를 사용하는 도내 관광펜션 20개소 중 9곳만 일산화탄소 경보기를 설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강릉 펜션 사고가 최소한의 의무사항만 지키려는 안전불감증이 부른 ‘인재(人災)’라는 지적과 함께 숙박시설 보일러 점검 의무화 등 제도 개선 강화가 나오는 이유다.

전북도청 관계자는 “최근 강릉에서 발생한 안타까운 사고로 인해 이번 동계 도내 숙박시설 점검시에는 보일러 점검도 할 계획”이라면서 “그러나 문제가 발생했을 때 조치를 강제할 권한은 없어 제도적인 개선이 수반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전주 한옥마을 숙박시설 대표들은 자체적으로 사비를 들여 단체로 일산화탄소 경보기를 구입하기로 했다. 전북도시가스사에 의뢰해 자체적인 보일러 점검도 신청한 상태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노후화 된 보일러와 연통, 배기구 사이를 연결한 실리콘 이음새가 벌어졌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추인환 (사)전주한옥숙박체험업협회 이사장은 “목조 건물인 시설 특성상 화재를 우려해 소화기 등을 구비하고 화재보험도 들었지만 보일러·일산화탄소 점검은 미흡했다”며 “제도에만 기댈 것이 아니라 숙박시설 운영자들도 책임감을 갖고 숙박객들의 안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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