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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소감 - 한경선
2019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소감 - 한경선
  • 전북일보
  • 승인 2019.01.01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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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쓸 때마다 공복을 돌아 나오는 번지를 알 수 없는 시린 바람이 같이 불어왔습니다. 생업에 매달리면서도 시를 놓아버릴 수는 없었습니다. 시는 간절한 기도이고 구원의 손길이며 숨어있는 신과 같았습니다. 절망의 끝에서 신에게 매달리듯 생활의 기대가 어긋나면 시심이 뭉글거렸습니다.

냉혹한 시의 밖에서 다시 시로 돌아오기를 거듭하는 동안 나 자신이 시를 배반한 것인지 시가 나를 배반한 것인지도 흐릿해진 지금, 이제 시를 진정으로 포기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마지막 망설임의 끝에, 아주 떠나간 줄만 알았던 뮤즈가 기다리고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그동안의 삶을 되돌아보면 시라는 가난한 상자곽 안에서 버텨온 지난한 노숙의 시간이었습니다. 시라는 허름한 상자곽 안에서 죽음의 관으로 아주 떠밀리지 않게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주신 전북일보사와 심사위원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종종 무기력증에 빠지는 저를 용기로 일으켜 세워준 동국대학교 일산캠퍼스 시창작 교실의 박남희 교수님 정말 감사합니다. 지난 수년간 같이 공부하면서 아낌없는 질책을 해준 문우 여러분들께도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어젯밤 꿈속에서 제 손을 꼭 잡고 다정하게 어루만져 주시던 엄마! 그 손길의 기억 영원히 간직할게요. 미래를 알 수 없는 시를 쓴답시고 컴퓨터에만 매달려 젊음을 제대로 챙겨주지도 못한 예쁜 두 딸 지연이 남경이, 묵묵히 엄마를 이해해줘서 정말 고맙다. 사랑한다.

△한경선

1959년 서울 출생.

동국대 일산캠퍼스 평생교육원 시 창작 과정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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