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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지역 중증정신질환자 절반 이상 관리 안 돼
전북지역 중증정신질환자 절반 이상 관리 안 돼
  • 김세희
  • 승인 2019.01.03 1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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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중증정신질환자 총 7400여명 추산…등록·관리수는 3200명뿐
현행 정신건강보건법 상 본인·보호자 동의 없이 관리 못하기 때문
대안으로 보호자 동의 없는 외래치료명령제도 도입

전북지역에 중증정신질환자 절반 이상이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내 중증정신질환으로 추정되는 이들이 7400여명에 달하는 데도 집중적으로 등록·관리되는 환자는 3200여명으로 집계됐다.

서울 강북삼성병원에서 정신과 외래환자가 의사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사건에 대해 ‘환자가 집중적인 관리만 받았으면 방지할 수 있었다’는 의료계의 지적이 나오면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3일 전북도 등에 따르면 도내 중증정신질환 추정자는 7450명이다. 이 가운데 지역별 정신건강복지센터(이하 센터) 등에서 등록·관리하는 인원은 3200명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관리 사각지대에 있는 미등록 중증정신질환자다. 도내에는 전라북도정신건강복지센터를 비롯한 11개 시군이 운영하는 센터가 있지만 4250명(추정치)이 미등록 상태로, 센터의 집중관리와 재발·재입원방지를 위한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다.

정신건강보호법 제15조(정신건강복지센터의 설치 및 운영) 때문이다. 법에 따르면 정신건강복지센터장은 정신건강증진사업 등을 수행하기 위해 정신질환자를 관리하는 경우 환자 본인이나 보호 의무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도 정신건강복지센터 관계자는 “정신질환의 특성상 고위험군 환자가 일상생활과 센터의 집중관리를 받으면 범죄 등 우발적인 사태를 미리 방지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며 “사건이 일어나는 원인을 살펴보면 꾸준히 관리를 받지 못한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중증정신질환자 가운데 자해와 타해의 위험이 있는 경우 보호자의 동의 없이도 사법적으로 외래치료명령을 내릴 수 있는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외래치료명령제는 정신의료기관이 보호자 동의를 받아 1년간 중증정신질환자가 외래 치료를 받도록 시군구청장에게 청구하는 사회안전망이다. 하지만 보호자가 동의하지 않은 경우가 많고, 외래치료명령대상자를 관리할 인력이 부족해 현장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이상열 원광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호주나 미국, 영국처럼 사법기관이 고위험군 환자와 면담해서 입원을 시킬 수 있는 사법입원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며 “환자의 인격도 중요하지만 지역사회의 안정성, 가족의 부담 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상근 전북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무엇보다 정신질환자의 가족과 지인들이 환자에 대한 편견을 갖지 않는 게 중요하다”며 “다른 일반적인 병과 똑같다는 생각으로 환자를 대해야 환자가 치료할 용기를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신경정신의학회와 정치권은 위급상황이 발생할 때 의사들이 진료실에서 대피할 수 있는 ‘대피공간’을 만드는 등 안전장치 확보 등을 위한 법 제정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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