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19-06-27 00:00 (목)
누가 접시를 깨겠는가
누가 접시를 깨겠는가
  • 김재호
  • 승인 2019.01.06 19: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재호 선임기자
김재호 선임기자

의회의 정당한 업무 수행인가, 아니면 의회 권력을 빙자한 지나친 견제인가. 최근 제8대 완주군의회의 집행부 감시·견제를 놓고 집행부 공무원들 사이에서 심심찮게 나오고 있는 불만의 목소리가 노골화 되고 있다. 일부에서 조심스럽던 불만이 결국 지난달 26일 이운성 완주군공무원노조위원장의 작심 발언으로 나타났다.   

완주군공무원노동조합 이운성 위원장은 최근 노조 행사장에서 공동체활력과의 한 팀장이 갑작스럽게 쓰러진 사고에 대한 입장을 밝히면서 “현재 완주군 직원들은 인력부족으로 타 시군 대비 2~3배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그런 현실에서 연말연초를 맞아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가 만만찮은데,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완주군의회 정례회와 연이은 행정사무 조사 등 군의회의 집행부에 대한 ‘살인적’인 의사 일정 강행으로 인해 언젠가는 당연히 발생할 수밖에 없었던 예고된 사건이 발생했다”고 유감을 피력했다.  

그는 또“지방의회의 고유한 감시와 견제 기능은 백번이라도 존중되어야 하지만 ‘과유불급’이다. 연말연시 우리 마음 한 켠에 일말의 여유도 담지 못하는 오늘날 공무원들의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다”고 했다.

이는 그간 완주군 공무원 사이에서 간간이 흘러나오던 말못할 속앓이를 적나라하게 대변한 것이라고 한다.

실제 완주군의회는 지난 10월 말 ‘완주군 민간위탁기관 전반에 관한 행정사무조사특별위원회를 구성, 그동안 조사활동을 벌여왔다. 당시 군의회는 사전에 철저한 업무 분담을 해 조사를 진행해 왔다고 한다. 문제가 있다면 의회가 할 일이니 당연하다.

이런 조사특위 활동이 효과를 발휘한 듯 최근 행정사무감사에서 군의회는 각 실과소별로 운영되는 민간위탁 업무에 대한 강도 높은 감사를 진행했다. 민간위탁기관에 지원되는 예산이 적정한 것인지 등을 따졌다. 헛되이 쓰이는 예산이 있다면 시정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과도한 감사 행태에 볼썽사나운 일도 벌어졌다. 완주군을 전국 스타 지자체로 만든 로컬푸드 예산 지원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끈질기게 제기되자 관계공무원이 반발, “그러면 잘하는 사람을 소개해 달라”고 받아쳤다. 대안없이 지적만 한다는 강한 불만 표출이었다.

의회는 민간위탁기관 예산을 25%씩 삭감하는 초강수를 뒀다. 군청의 한 팀장은 “인건비와 운영비 등을 제외하면 내년 사업비를 어떻게 하느냐. 이해할 수 없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왜 의회에 합리적으로 항변하지 않느냐고 하자 “작정하고 휘두르는데, 찍히면 그마저 날아갈 것 아니냐”고 했다. 예산권을 쥐고 휘두르는 칼날 앞에서 설설 길 수밖에 없다는 푸념이다.

군의회는 지난달 26일 임시회를 열어 민간위탁기관 조사특위 활동기간을 연장했다. 또 완주테크노밸리 제2일반산업단지 폐기물매립장 설치 관련 행정사무조사 특별조사위원회도 구성했다. 지난해 11월초부터 시작된 공무원의 의회 출석이 당분간 계속되는 것이다.
 
의회든 공무원이든 녹을 먹기 때문에 열심히 일해야 한다. 하지만 직원들이 쉬어야 할 때 제대로 쉬지 못한 채 옴짝달싹 못하는 살풍경이 계속되면, 완주에서 ‘접시 깰 공무원’이 나올까 싶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