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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사랑과 게릴라전사들
전북사랑과 게릴라전사들
  • 기고
  • 승인 2019.01.09 19:41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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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관 전 광주고검장·법무연수원장
김희관 전 광주고검장·법무연수원장

“쉿! 조용히! 아무도 모르게 침투한다. 다들 준비됐지. 돌격 앞으로” 전쟁 영화의 한 장면을 떠올릴지 모르지만, 군인들이 아닌 게릴라 가드너(guerrilla gardener)들의 대화다. 게릴라 가드닝(guerrilla gardening)이란 “도시의 지저분하거나 삭막한 공간에 꽃과 식물을 심어 작은 정원을 만드는 활동”을 말한다. 1973년 미국 뉴욕의 화가 리즈 크리스티가 쓰레기로 넘쳐나던 공터를 꽃밭으로 만들었던 데서 시작되었다. 왜 살벌한 전쟁용어인 게릴라로 부르는지 의아할 수 있겠지만, 조직화되지 않은 한 사람, 한 사람이 자발적으로 총 대신 꽃을 들고 싸운다는 점에서 게릴라로 불리운다.

어떻게 해야 고향 전북을 발전시킬 수 있을지를 놓고 전북사람이라면 누구나 고민하고 있다. 많은 분들이 대형국책사업인 새만금 등에 대한 중앙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백번 지당한 말씀이다. 하지만 중앙정부의 지원만 바라본 채 손 놓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한 차원에서 필자는 2019년 새해 벽두에 고향발전의 하나의 방안으로 게릴라 가드닝의 도입을 감히 제안하고 싶다. 이 대목에서 조동화의 시는 우리에게 통찰력을 준다. “나 하나 꽃 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느냐고/ 말하지 말아라/ 네가 꽃피고 나도 꽃 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나 하나 물들어/ 산이 달라지겠느냐고도/ 말하지 말아라/ 내가 물들고 너도 물들면/ 결국 온 산이 활활/ 타오르는 것 아니겠느냐”

조동화의 시처럼 “내가 꽃피고 너도 꽃 피면”황량한 잡초로 뒤덮였던 풀밭이 어느덧 꽃밭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누구든지 남녀노소 막론하고 마음만 먹으면 이 땅을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 게릴라 전사가 될 수 있다. 누가 시키지 않았지만 한 송이 예쁜 꽃이 심겨진 화분을 교실안에 갖다 놓는 초등학생, 집에서 키우는 다육이를 무미건조하기 쉬운 일터 사무실공간에 갖다 놓는 직장인, 가을철 노란 국화화분을 삭막한 도심의 공간에 갖다 놓는 시민, 이 모두가 얼마나 훌륭하고 멋진 게릴라 전사들인가.

필자는 검찰에서 30년가량 일하다가 약 1년반전에 퇴직해 현재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바쁜 공직기간중 가장 아쉬웠던 대목이 좋은 분들과의 교류인지라 야인이 되면서 주변에 좋은 모임이 있으면 가급적 참여하려 노력하고 있다. 아무래도 고향모임이 많은데 그곳에서 전북 분들을 뵐 때마다 한결같은 고향사랑으로 충만한 모습을 보면서 잔잔한 감동을 받는다. 그중 한 분의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그는 부안군이 고향인 출향인사다. 그는 자신이 살고 있는 서울의 동대문구청과 부안군을 직접 발품을 들여 오고 가면서 양 지자체간에 지역 문화·관광·축제 활성화, 부안군의 우수 농·특산물 직거래 확대 등을 골자로 하는 우호협력약정이 체결되도록 하였고, 나아가 동대문구 용신동과 자신이 태어난 면이 자매결연을 맺도록 하였다. 그 후 서울 동대문구 등에서 직거래장터가 열려 판매수익을 올릴 뿐만 아니라 다각적인 농특산물 마케팅을 통해 부안 농특산물의 맛과 우수성을 알리는데 일조를 하고 있다고 한다.

전북사람도 줄이면 “전사”, 전북사랑도 줄이면 “전사”가 된다. 2019년 새해 내 고향 전라북도를 사랑한다면 더욱 아름답고 살기 좋은 곳으로 전라북도를 바꾸어 나갈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게릴라 “전사”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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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들 2019-01-10 00:32:42
전북사람을 줄여서 '전사'
전북사람들은 '전사들'...
고향 전북을 사랑하는 사람들도 전. 사. 들.
참 멋진 말입니다.

ㅇㄹㅇㄹ 2019-01-09 20:10:52
멋진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