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19-09-19 00:22 (목)
세기의 로맨스
세기의 로맨스
  • 권순택
  • 승인 2019.01.09 19: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해 2월 전주 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개봉됐던 영화 ‘오직 사랑뿐’이 전 세계적으로 큰 감동을 선사했다. 쉽게 만나고 너무 쉽게 헤어지는 요즘 세태에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가를 묻는 메시지였다. 원제는 ‘A United Kingdom’으로 영국 보호령인 남아프리카 베추아날란드를 상징하며 흑인 왕자와 평범한 백인 여성의 인종을 초월한 로맨스를 그린 실화 영화다.

1947년 영국 옥스퍼드대학에 유학중이던 베추아날란드 왕자 세레체 카마(데이비드 오예로워)는 한 댄스파티장에서 영국 여성인 루스 윌리엄스(로자먼드 파이크)를 만나 운명적인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그들의 앞 길은 꽃길이 아닌 인종 장벽과 국가간 반대에 직면한다. 당시 영국에선 백인과 흑인의 결혼이 법으로 금지돼 있었고 영국 정부와 남아프리카 공화국, 그리고 베추아날란드 왕가와 루스의 집안에서도 결사 반대했다.

그럼에도 결혼식을 올린 두 사람은 금지된 사랑 때문에 망명생활을 해야 했고 1956년 귀국한 카마는 왕위 포기를 선언한다. 대신에 최초의 민주선거를 제안하고 국명도 보츠와나로 개명해 민주국가의 첫 대통령으로 당선된다.

그는 군중 앞에서 “나는 국민을 사랑합니다. 이 땅도 사랑합니다. 하지만 제 아내도 사랑합니다”라는 호소를 통해 닫혀있던 부족들의 마음을 열었다. 이후 카마는 뛰어난 리더십으로 세계 최대 다이아몬드 생산국인 보츠와나를 부정부패 없는 안정된 나라로 세웠고 민주주의 지수가 프랑스와 같을 정도로 선진 국가로 정착시켰다. 루스는 평생을 에이즈 퇴치와 인종차별 철폐 인권운동가로 활동하다 남편 옆에 잠들었다

세기의 로맨스 주인공으로 영국의 에드워드 8세도 있다. 그는 미국인 이혼녀 심프슨 부인과 결혼하려 했지만 보수적인 영국사회와 영국 국교회의 강력 반대에 부딪혔다. 결국 그는 1936년 12월 11일 라디오 방송을 통해 “나는 사랑하는 여인의 도움과 지지 없이는 왕으로서 의무를 다할 수 없다”며 왕위를 포기했다. 동 시대를 살았던 두 사람 모두 사랑을 쟁취했지만 에드워드 8세는 세레체 카마처럼 성공한 지도자는 못됐다.

지난 6일 말레이시아의 술탄 무하맛 5세 국왕(50)이 전격 퇴위했다. 지난 2016년 말 즉위했지만 2년여 만에 물러났다.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미스 모스크바 출신 모델 옥사나 보예보디나(26)와의 비밀 결혼식이 문제가 됐을 것으로 현지 언론은 전했다. 그도 ‘세기의 로맨스’ 주인공인지 궁금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