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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사각지대 ‘방탈출게임’
안전사각지대 ‘방탈출게임’
  • 전북일보
  • 승인 2019.01.10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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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방탈출게임 화재 이후 대피로 갖추지 못한 곳 폐쇄
화재 시 대피로 차단·부족으로 대형 참사 이어질 수도
대부분 고층에 위치…똑같은 모양 문 많고 어두워 길찾기 쉽지 않아
다중이용업소 아니기 때문에 소방대비에 취약
소방당국 “전국적으로 안전점검 실시 계획…법 개정도 준비

폴란드에서 10대 소녀 5명은 생일을 맞아 찾은 ‘방탈출카페’에서 가스 유출로 추정되는 화재로 인해 지난 4일 전원 사망했다.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들어간 폴란드 소방관은 열리지 않는 문 앞에서 소녀들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이에 폴란드 정부는 화재 탈출구를 제대로 갖추지 않은 방탈출카페를 모두 폐쇄조치했다.

요즘 전세계적으로 유행인 ‘방탈출카페’는 방안에 들어가 단서를 토대로 문제를 풀어 답을 찾아 그 번호로 자물쇠를 풀어야 방에서 탈출할 수 있는 게임이다.
 
이번 화재로 인해 방탈출카페에 발생한 문제는 화재 시 대피에 취약한 설계다.

방탈출카페는 전주 서부신시가지와 전북대학교 대학로, 구도심, 익산 대학로, 군산 수송동 등 100여곳이 존재한다.

이들 방탈출카페 대부분은 고층에 위치해 있고 같은 모양의 문이 많다. 또 인테리어로 가짜 문을 만들어 미로 같은 설계를 한 경우도 있다.

또 방안에서 나올 수 있는 출입구는 하나로 되어 있고 창문도 없기 때문에 입구에서 화재가 난다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고, 출입구가 있다 하더라도 비상시 문을 열 수 있는 버튼이 없는 곳은 밖에서 열어주지 않는 이상 방에서 나갈 방법은 없다.

운 좋게 방에서 탈출을 했다 하더라도 똑같이 생긴 문이 많아 당황할 수 있고 엘리베이터를 제외한 대피로가 한 곳밖에 없는 곳이 다수이기 때문에 소방당국의 각별한 관심이 요구된다.

방탈출카페를 즐겨찾는 김모씨(29)는 "화재가 났다고 생각하면 막막하다"며 "출입구를 자물쇠로 봉쇄하는 곳을 방문했었을 때가 생각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소방시설도 방에 소화기 한 개가 전부였다"며 "반드시 대피로를 확보하도록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방탈출카페는 다중이용업소로 등록을 하지 않아도 되는 업소라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방탈출카페는 다중이용업소가 아니기 때문에 세무서에 등록만 하면 영업이 가능하고 다중이용업소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해당되지 않아 소방시설 기준적용·소방안전교육·화재배상책임·보험의무가 없는 ‘안전사각지대’이다.

이와 관련 소방당국은 “소방청에서 방탈출카페에 대한 점검을 시행하라는 공문이 10일 내려왔다”며 “세부현황을 파악하고 소방점검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소방점검은 하겠으나 실질적인 법 개정을 통해 다중이용업소로 등록되지 않는다면 영업을 막을 방법은 없다”며 "법 개정에도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현 기자, 박태랑·엄승현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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