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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감한 용도변경이 필요한 시대
과감한 용도변경이 필요한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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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1.15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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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 (주)삼부종합건설 대표
윤석 (주)삼부종합건설 대표

#스페셜 케이. 미국 클럽을 중심으로 퍼져나가고 있는 마약이다. 본래 명칭은 케타민. 동물과 사람을 마취할 때 쓴다. 마약으로 남용하면 ‘특별한(special) 수준의 평온감’을 느낀다고 한다. 최근 케타민에서 뜻밖의 부작용이 발견됐다고 한다. 우울증에 즉각적 치료효과가 있다는 것. 그러나 당장 치료제로 상용화하긴 힘들어 보인다. 많은 국가에서 의약품 용도변경은 매우 까다롭다. 미국에서도 케타민 용도변경이 처음 논의된 후 5년 넘게 답보상태다. 관료집단의 약물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게 쉽지 않은 탓이다. 미국은 기분장애 환자가 많다. 그 사이 케타민의 음성적 거래가 점점 늘고 있다.

#고정관념을 벗어나려면 생각이 많이 필요하다. 생각하는 것 만큼 귀찮은 일이 있을까. 이쯤에서 퀴즈하나. 잠깐 생각해보시길 바란다. 양초, 성냥, 압정 한 상자가 있다. 코르크 벽에 양초를 고정시키고 촛불을 켜는 방법은?“ 독일 심리학자 카를 던커(Karl Duncker)의 실험이다. 대부분 실험 참가자들은 양초를 녹여 벽에 붙이거나, 압정으로 직접 양초를 벽에 고정하려고 했다. 틀렸다. 정답은 압정으로 ‘압정상자’를 코르크 벽에 박고, 그 압정상자 위에 양초를 올려놓고 불을 붙이는 것이다. 겨우 압정상자를 양초 받침대로 용도변경 하는 것도 이렇듯 쉽지 않다.

#쉽지 않지만, 잘된 용도변경은 대박을 터뜨리기도 한다. 1970년대 일본의 저가 시계공세로 휘청이던 스위스 시계산업을 다시 일으킨 건 스와치 그룹이다. 니컬러스 헤이엑(Nicolas Hayek)회장은 시계 용도를 완전히 다르게 접근했다. 시간확인 도구가 아닌 ‘패션소품’으로. 현재 스와치 그룹은 세계 시계시장 매출의 30%를 차지한다. “다르게 생각하라(Think different)”라고 강조한 스티브 잡스도, 휴대 전화기를 휴대 가능한 컴퓨터로 용도변경했다. 바로 아이폰이다.

#용도변경 하면 부동산 얘기를 안 할 수 없다. 규모있는 개발사업을 벌이다 보면 토지 용도변경이 뒤따른다. 자연녹지를 주거지역으로 바꾸는 식이다. 토지 활용도를 높이자는 거다. 그러나 쉽지 않다. 관련법과 행정절차가 많은데다가 세밀하다. 도시지역 용도지역별 행위제한, 지구단위계획에 따른 제한, 건축법·하수도법·소방법·주차장법에 따른 제한 등 최소 8개 규제를 통과해야한다. 이해한다. 난개발에 대한 국가와 지자체의 염려는 당연하다.

#문제는 관련법과 행정절차를 통과해도 또 다른 관문이 남아있다는 것. 바로 수많은 이익집단과 행정기관이 다르게 생각하게 끔 설득해야 한다. 자연은 본모습대로 남아야 한다는 환경단체, 개발사업은 기업의 배만 불린다는 시민단체, 일부 주민의 악성민원 등. 또 있다. 동기불문 민원은 조금씩이나마 반영해야 뒤탈 없다는 행정행위자, 이 모든 것들을 정치적으로 고려하며 좌고우면하는 인허가 관청까지. 땅의 쓰임새는 인간이 정하지만, 바꾸는 건 하늘의 몫이다라는 말이 사실처럼 들린다.

#다시 스페셜 케이 얘기로 돌아가보자. 미국의 신경과학자 레베카 브라만(Rebecca Brachman)은 케타민이 우울증 치료 뿐 아니라 예방효과도 있음을 입증했다. 그러나 관련 당국의 고정관념 때문에 케타민의 용도변경이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그는 하소연했다. 한 매체 인터뷰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고정관념은 어리석은 자의 몫이다. 지혜로운 자는 생각을 멈추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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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ㄹㅇㄹ 2019-01-15 20:24:36
맞는 말입니다
전주는 안해서 봐서 문제지
해보고 후회해도 늦지 않습니다
고 정주영회장의 말을 기억해야 합니다
“해보기는 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