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19-11-17 16:08 (일)
[불멸의 백제] (266) 14장 당왕(唐王)이치(李治) 2
[불멸의 백제] (266) 14장 당왕(唐王)이치(李治) 2
  • 기고
  • 승인 2019.01.17 21: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계백은 왜국의 대영주가 되어 있습니다.”

성충이 말을 이었다.

“백제방의 직할령을 늘려가고 있는바, 이것은 왜왕과 백제방간의 합의에 의한 것입니다.”

“풍이 계백을 신임하는 것 같구나.”

“왜왕께서도 의지하고 계시지요.”

“계백은 왜국에 두는 것이 낫다.”

의자가 결론을 내었다.

“왜국은 수백년간 백제 문물을 받아들여 백제화(百濟化) 되었다. 계백이 직할령을 늘려 그것을 더욱 굳히게 하도록 해라.”

백제인은 오래전부터 왜국으로 집단 이주를 해서 제각기 근거지를 넓히고 호족이 되었는데 그것이 왜국의 왕가(王家)와 지방 영주의 뿌리다. 백제인들은 왜인과 동화, 선진문명을 전파하고 무기와 전술을 이용하여 순식간에 왜국을 점령하게 된 것이다. 지금 왜왕 일가(一家)는 물론이고 왜왕과 함께 왜국을 통치하는 섭정 소가 이루카도 백제계이며 담로인 왜국을 관리하는 백제방에는 왕자 풍이 방주가 되어있다. 왜국은 명실상부한 백제령이다. 그때 내신좌평 목부가 나섰다.

“대왕, 당왕이 한달동안이나 신라왕이 보낸 사신을 만나지도 않고 있다고 합니다.”

의자가 고개를 들었고 목부가 말을 이었다.

“신라왕이 계속해서 걸사표를 보내는 터라 읽기가 싫다는 것 입니다.”

“하긴 제 애비의 애첩을 왕비로 들이느라 머리털이 빠졌을테니까.”

의자의 얼굴에 쓴웃음이 번져졌다.

“걷지도 못하는 몸으로 여색(女色)을 끊임없이 밝히는구나.”

의자가 용상에 등을 붙였다. 신라여왕 김승만(金勝曼)은 재위 8년만인 작년에 죽고 마침내 김춘추가 신라왕위에 올랐다. 김춘추는 이제 신라의 29대 왕이 된 것이다. 목부의 말이 이어졌다.

“대왕, 김춘추는 군사만 파병해주면 백제는 모두 당의 직할령으로 내놓고 신라는 신라국으로 남겠다고 했다는 것입니다.”

“으음.”

신음을 뱉은 의자가 백관들을 둘러보았다.

“들어라.”

“예.”

1백여명의 대신들이 일제히 대답했을때 의자의 목소리가 청을 울렸다.

“지금 신라는 백제에게 영토의 절반 이상을 빼앗기고 절체절명(絶體絶命)의 위기에 빠져있다.”

의자의 눈이 번들거렸다.

“그러나 방심하면 안된다. 김춘추가 당을 이용하여 끝까지 항거할 것이기 때문이다.”

“당에서 군사를 파병할 여력이 없습니다.”

대신 하나가 말했을때 의자가 머리를 저었다.

“너희들은 김춘추를 가볍게 보고 있다. 대륙 동쪽의 3국(國)중에서 김춘추만한 인재가 없다.”

모두 숨을 죽였다. 김춘추를 칭찬하는 말이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백제 조정에서 이런 말이 나온적은 없다. 오랑캐인 당(唐)에 붙어서 온갖 굴욕을 받으면서도 지탱하고 있는 소국(小國), 김춘추가 바로 신라다. 김춘추는 고구려, 백제의 위협을 받으면서도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대야성을 백제에게 함락당하고 성주인 사위 김품석과 딸이 살해당했으며 42개의 성을 빼앗겼다. 고구려와 백제의 협공을 받아 영토가 반토막이 되었으며 내란이 일어나 상대등 비담 일당과 전쟁을 치뤄야만 했다. 그러면서도 신라가 명운을 유지해 온 것은 오직 김춘추의 공이다. 김춘추는 적국(敵國)인 고구려에 단신으로 들어가 연개소문을 만나 백제를 함께 공격하자는 제안을 했다가 구사일생으로 도망쳐 나왔다. 왜국에 밀항해서 왜왕을 만나 도움을 요청했다가 백제방의 호의로 풀려 나오기도 했다. 당으로 가는 중에 해상에서 백제 수군에게 잡혀 도성으로 끌려왔다가 다시 풀려난 인물이다. 그때 의자의 말이 이어졌다.

“김춘추는 영웅이다. 적을 잘 알아야 한다. 그래야 우리가 산다.”

청안에 한동안 정적이 덮여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