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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운동선수의 소망
장애인 운동선수의 소망
  • 김은정
  • 승인 2019.01.17 21: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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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초, 장애인 여자 핸드사이클 국가대표 이도연선수를 만났다. 서른 중반에 탁구로 운동을 시작한 그는 육상을 거쳐 핸드사이클을 주 종목으로 선택했지만 겨울에는 노르딕스키 국가대표로도 활동하는 전천후 선수다. 그가 지닌 장애는 척추장애로 인한 하반신 마비. 사고로 안겨진 후천적 장애다.

2012년 그는 장애인 전국체전에 출전, 육상 투포환 3개 종목에서 한국 신기록을 세웠지만 다시 핸드사이클에 도전해 국가대표가 됐다. 새롭게 도전하는 종목마다 두각을 나타냈던 그의 도전정신은 모든 경기에서 빛났다. 2014년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 2관왕이 됐고,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패럴림픽에서는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러나 그의 도전정신은 멈추지 않았다. 2016년에는 남자들도 하기 어려운 노르딕스키에 도전 했다. ‘하나라도 제대로 하라’는 비아냥도 있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어디까진가 알고 싶었다.

1년여 만에 국가대표가 되어 국제대회에 출전했다. 그가 대중들에게 더 널리 알려진 것은 지난해 동계 패럴림픽에서다. 노르딕스키 7개 종목에 출전했던 그는 한 개의 메달도 따지 못했다. 대신 모든 종목을 완주해냈다. 눈물겨운 역경을 딛고 자기 한계에 도전한 그의 용기와 도전은 수많은 사람들을 감동시켰다.

올해 나이 마흔 일곱. 운동만 할 수 있다면 더 바랄게 없겠다는 그에게는 큰 소망이 있다. 주 종목인 핸드사이클로 세계를 석권하는 일이다. 그 소망을 이룰 수 있는 경기가 바로 눈앞에 있다. 내년 도쿄에서 열리는 2020 도쿄 하계 패럴림픽이다. 주어진 시간은 1년 반. 2월까지 이어지는 노르딕스키 훈련이 끝나면 곧바로 핸드사이클 훈련에 들어갈 계획이지만 여건이 만만치 않다. 국가대표 선수로 훈련할 수 있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시간을 개인적으로 해결해야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핸드사이클 실업팀이 없다. 이도연처럼 국제대회에서 발군의 실력을 보이는 선수들도 대부분 직업 선수가 아니다. 그래서 좋은 지도자를 만나 본격적인 훈련을 할 수 있는 직업선수가 되어보는 것은 모든 장애인 운동선수들의 소망이 됐다.

한때 다른 자치단체에 소속되어 활동하기도 했던 이도연 또한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도시의 이름을 걸고 국가대표로 출전하는 것을 꿈으로 삼고 있다.

장애인 복지 정책을 앞세운 자치단체들에게도 장애인 실업팀은 어려운 과제다. 수많은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그들의 도전이 제대로 빛을 낼 수 있는 길이 열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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