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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의 눈물, 군산의 눈물
목포의 눈물, 군산의 눈물
  • 위병기
  • 승인 2019.01.21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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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신안군 하의도에서 태어난 김대중 전 대통령은 처음 목포에 와서 느낀 벅찬 감동이 평생을 통해 가장 강렬한 기억 중 하나라고 회고한 바 있다. 일제치하 목포공립상업학교를 다닌 그는 목포를 처음 접했을때 이 세상에서 그렇게 큰 도시가 있는 줄 몰랐고 밤에도 그렇게 밝은 세상이 있다는 게 엄청난 충격이었다고 한다.

부산, 원산, 인천에 이어 네 번째로 개항한 항구가 전남 목포인데 한때 전국 5대 도시로 꼽혔다.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한화갑, 김홍일, 박지원 등 DJ의 분신이나 마찬가지인 사람들이 목포에서 국회의원을 지냈다. 그런데 요즘 목포가 정국의 뇌관으로 떠올랐다.두말할 것도 없이 소위 손혜원 의원의 목포 투기 의혹이 불거진 때문이다. 일제강점기 요정이었다가 여관으로 사용된 창성장이 그 중심에 있다. 손 의원의 보좌관인 조희숙씨 또한 언론에 거론되면서 도민들도 궁금해 한다. 조 보좌관은 2003년부터 7년 동안 전주시에서 임기제 공무원을 지내며 전주 한옥마을 기획을 주도했다고 한다. 손혜원 사건은 휘발성이 풍부하다. 영부인 김정숙 여사와 손 의원이 중 고등학교 동창인데다 친분까지 두텁다고 한다. 보수 언론과 야당이 더욱 물고 뜯는 이유다. 박지원 의원과 손 의원이 ‘배신의 아이콘’‘투기의 아이콘’운운하면서 싸우고 있으니 점입가경이다. 그런데 도민들 입장에서는 한가지 이해가 되지 않는게 있다. 지난해 8월 선(線)·면(面) 단위 문화재로 처음 등록된 ‘근대역사문화공간’ 3곳 중에서 문화재청의 올해 관련 예산 중 83%가 목포에 집중된 배경이 궁금한 것이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올해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과 군산 내항 역사문화공간, 영주 근대역사문화거리의 기반 조성 마련을 위해 투입할 예산은 총 131억 7000만 원인데, 이 중 목포근대역사문화공간에 편성된 예산은 110억 2000만 원으로, 총 83%에 달한다. 군산과 영주는 각각 12억5000만 원, 9억원에 불과하다. 투기 의혹과는 별개로쉽게 수긍하기 어려운 수치다. 이와관련 문화재청은 올해부터 5년에 걸쳐 목포 500억 원, 군산 330억 원, 영주 240억 원을 투입할 계획인데 목포는 건축 유산이 워낙 많다 보니 첫해에 보수·정비와 자산 매입에 편성된 예산이 많을 뿐 이라고 설명한다.

듣고보면 그럴 듯하지만 유독 목포에만 집중 투자되는 이유가 좀 궁색해 보인다. 지금은 목포의 눈물을 닦을때가 아니라 경제가 반토막 난 군산의 눈물을 닦을때인데 말이다.

군산 근대문화유산을 지키고 경제 활성화를 위해 군산 해망동, 장미동에서 수십채씩 집을 살 또다른 국회의원은 혹시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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