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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을 위한 3대의 희생과 헌신, 병역명문가
조국을 위한 3대의 희생과 헌신, 병역명문가
  • 기고
  • 승인 2019.01.29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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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유석 전북지방병무청장
곽유석 전북지방병무청장

작년에 이어 최근까지 종교적 신앙 등에 따른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제 도입을 두고 사회적 논란이 뜨겁다. ‘양심적’이라는 용어부터 복무기간과 형태 등을 두고 다양한 의견들이 표출되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올해 말까지 제도가 최종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대체복무제도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 일련의 과정에서 우리가 반드시 헤아려야 할 것은 병역의무를 이행한 사람들 그리고 이행을 앞두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이다. 혹여 이들에게 상실감을 주거나 사기를 떨어뜨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로마’하면 우리는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국운이 융성했던 제국을 떠 올린다. 이 시대의 로마는 전쟁이 나면 귀족들이 앞장서 싸웠다. 그러나 지도층이 향락에 빠지고 군 복무와 국경 경비마저 용병들에게 맡기며 로마는 쇠퇴하게 되었다. 결국 게르만 용병 오도아케르에 의해 거대한 제국은 거짓말처럼 붕괴돼 버렸다. 이러한 로마의 흥망성쇠의 역사는 ‘국가의 위기는 안일한 안보의식과 사회혼란 등 내부분열로도 초래될 수 있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

우리사회에서 병역은 국민적 관심이 뜨거운 사안이다. 병역을 이행하지 않은 고위공직후보자는 인사청문회를 쉽게 통과하지 못한다. 인기절정의 연예인이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지기도 한다. 병역의무 이행은 지위고하나 사회적 신분을 막론하고 예외가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자랑스러운 우리의 젊은이들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모두 뒤로 미루고 병역을 이행하고 있다. 요즘 군 복무여건이 많이 좋아졌지만 제한된 환경 속에서 자신을 희생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를 이겨낼 수 있는 힘은 바로 병역을 이행한 사람들을 존중하고 우대하는 사회분위기가 아닐까 싶다.

병무청에서는 2004년부터 병역을 이행한 사람들의 자긍심을 높이고 희생과 헌신에 대한 존경과 감사의 뜻을 표하고자 ‘병역명문가’ 선양사업을 하고 있다. 병역명문가란 1대 할아버지, 2대 아버지와 형제, 3대인 본인?형제?사촌형제까지 남자 모두가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친 가문을 말한다. 지난 해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15회 병역명문가 시상식에서는 전주시 덕진구에 거주하는 여형구 씨 가문이 영예의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여 씨 가문은 3대에 걸친 가문의 남자 16명 모두가 현역으로 병역을 이행한 명문가다.

병역명문가로 선정된 가족에 대해서는 매년 병역명문가 시상식을 개최해 명문가 증서와 패를 수여하고, 병무청 홈페이지 명예의 전당에 영구 게시하여 자긍심을 고취하고 있다. 각 자치단체들도 조례 제정을 통해 주차장?공원 등의 이용료를 감면해 주고, 민간단체들도 병무청과의 협약을 통해 병?의원, 휴양시설 등의 진료비와 이용료를 할인해 주는 등 병역명문가에게 실질적 혜택을 드리고 있다.

최근 한반도에 평화 분위기가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되고 있다. 항구적인 평화가 정착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은 모두 같을 것이다. 하지만 귀족들이 향락에 빠지고 안보를 용병에게 맡겨 역사 속으로 사라진 로마를 잊어선 안된다. 천하수안 망전필위(千下雖安 忘戰必危)라 했다. 아무리 평화가 보장되는 듯해도 안보기반은 필수다. 더불어 우리 사회에 병역을 이행한 사람이 존중받고 우대받는 분위기가 반드시 정착되어야 한다. 조국을 위한 3대의 희생과 헌신, 병역명문가 한분 한분께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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