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19-12-06 20:24 (금)
학교폭력은 피해자 보호가 우선이다
학교폭력은 피해자 보호가 우선이다
  • 전북일보
  • 승인 2019.02.10 18: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해부터 경미한 학교폭력은 생활기록부에 기재하지 않기로 했다. 가벼운 폭력은 학교 안에서 자율적으로 해결하는 방향으로 바뀐 것이다. 이러한 방침은 교육부가 지난달 30일 ‘학교폭력 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한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는 자칫 피해자 보호에 소홀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학교폭력은 무엇보다 피해자의 인권 보호가 우선이기 때문이다.

교육부의 학교폭력 개선방안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경미한 학교폭력은 피해학생과 보호자가 동의하면 학교마다 설치되어 있는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학교에서 자체 해결토록 하는 것이다. 또 하나는, 학교폭력 발생시 9단계 징계조치 가운데 1-3단계인 서면사과, 접촉·협박·보복금지, 학교봉사 등의 경우 가해자의 생활기록부에 기재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종전 학교폭력의 생활기록부 기재가 의무화됐던데 비해 완화된 것이다.

정부는 2011년 12월 친구들의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중학생 사건을 계기로 학교폭력예방법을 대폭 강화했다. 이후에도 심심치 않게 학교에서 폭력이나 극심한 따돌림 등으로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가 잇따랐다. 반면에 그동안 학교폭력 대응절차가 너무 경직적이고 처벌 위주여서 비교육적이라는 목소리도 끊이지 않았다. 당사자 간 분쟁을 부추긴다는 비판도 없지 않았다.

교육부는 이 같은 의견에 따라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정책숙려제 시행과 표본조사 등을 실시해 방향을 전환한 것이다. 교육 현장, 특히 교사들 사이에서는 이와 관련해 찬반 논란이 있으나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라고 한다. 하지만 학생이나 학부모 일반시민들은 학교생활기록부 미기재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설문조사에서 미기재에 대해 찬성이 40.2%, 반대가 59.8%로 나타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물론 경미한 폭력사건이나 저학년 학생들의 우발적 갈등은 성장과정에서 있을 수 있고 평생 주홍글씨로 남아서는 안 될 일이다. 그렇지만 경미한 폭력사건의 기준이 모호하고 사건을 축소·은폐하는데 악용될 수 있다. 나아가 생활기록부 유무가 갈리는 3단계(교내봉사)와 4단계(사회봉사) 징계조치를 둘러싸고 가해자와 피해자 간 갈등이 장기화할 소지도 크다. 생활기록부의 기재유무가 대학입학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이러한 점을 감안해 생활기록부 기재여부는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 가해자를 선도하는 기회를 갖되 기준은 억울한 피해자에 둬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