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19-07-18 00:02 (목)
[불멸의 백제] (283) 15장 황산벌 2
[불멸의 백제] (283) 15장 황산벌 2
  • 기고
  • 승인 2019.02.14 19: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글 이원호 / 그림 권휘원

사비도성에 전령 두 명이 동시에 닿았다. 하나는 달솔 계백이 보낸 장덕 한성이며, 또 하나는 고마미지성에서 달려온 시덕 공지. 둘 다 대왕을 뵈려고 왕궁의 청으로 달려왔지만 공지가 먼저 대왕을 만났다. 의자 옆을 떠나지 않는 내신좌평 연임자가 그렇게 만들었다.

“대왕, 계백이 성주 진범을 베어 죽이고 유배된 흥수를 풀어 데려갔습니다!”

공지가 소리쳐 보고하자 청안이 술렁대었다.

대신들이 수근거린 것이다.

“계백이?”

의자가 신음소리처럼 물었다. 그때 공지가 다시 소리쳤다.

“계백은 대왕의 처사를 비판하면서 흥수를 데려갔습니다!”

“저런 배은망덕한 놈 같으니.”

의자가 어깨를 부풀렸을 때 연임자가 나섰다.

“대왕, 계백을 부르시지요.”

연임자가 서두르듯 말을 잇는다.

“이미 백제를 배신하려고 마음을 먹은 것 같사오나 대왕께서 부르셔도 오지 않는다면 반역이 분명합니다. 그것으로 판단하시지요.”

“그렇지.”

의자가 충혈된 눈으로 백관들을 보았다.

“누가 계백에게 가겠느냐?”

“소신이 가겠습니다.”

달솔 유백진이 나섰다. 유백진은 전(前) 남방 방령으로 계백과 친분이 있다. 그때 연임자가 머리를 흔들었다.

“달솔은 계백과 같은 방(方)에서 친밀했던 사이 아니시오? 계백에게 속아 넘어갈 가능성이 많소.”

“좌평, 내가 계백에게 속아 대왕을 배신한단 말씀이오?”

유백진이 버럭 소리치자 의자가 나섰다.

“너는 내 옆에 있어라. 너까지 잃기는 싫다.”

그때 연임자가 말했다.

“덕솔 하성을 보내지요.”

하성은 연임자의 심복으로 내신부의 감찰이다. 의자가 고개를 끄덕였을 때 청 아래가 소란스럽더니 위사장이 소리쳐 보고했다.

“대왕! 계백이 보낸 전령이 왔습니다.”

청안이 조용해졌고 의자가 눈을 치켜떴다.

“데려오라!”

곧 위사장이 먼저투성이 갑옷을 입은 무장을 데려왔는데 계백의 부장(副將) 장덕 한성이다. 한성이 청 바닥에 무릎을 꿇고 의자를 보았다. 한성은 32세. 계백을 따라 왜국에 갔다가 지금 대왕을 3년 만에 본다. 한성의 눈에 금방 눈물이 고였다.

“대왕! 달솔 계백의 전갈입니다!”

의자가 눈썹만 모았고 한성의 목소리가 청을 울렸다.

“충신 성충을 모함으로 죽이시다니 대왕께서는 역적 연임자에게 속으셨습니다!”

의자가 숨을 들이켰지만 대신들은 침묵했다. 다만 연임자 혼자서 빙긋 웃었을 뿐이다. 그때 다시 한성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당군(唐軍)을 백강에서 막지 않고 신라군을 탄현에서 막지 않은 것은 백제국의 성문을 다 열고 도적 무리를 받아들인 것이나 같습니다!”

“닥쳐라!”

마침내 의자가 버럭 소리쳤다.

“백강은 뻘이 깊고 넓어서 오히려 우리가 불리했다! 그래서 구드레 포구에서 막을 것이다! 그리고 탄현은 곧 서방(西方)과 남방(南方)의 군사가 뒤를 칠 것이다!”

모두 연임자와 그 무리가 의자에게 조언해준 작전이다. 백강과 탄현은 반역자가 되어 있는 성충, 흥수의 주장이었으니 받아들일 수도 없다. 의자가 손으로 한성을 가리켰다.

“너, 들어라. 계백은 지금 어디에 있느냐?”

“예, 구례성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당장 계백을 이곳 도성으로 오라고 일러라.”

“예, 대왕.”

“너를 벌하지는 않겠다. 지금 덕솔 하성과 함께 떠나라!”

“예, 대왕!”

“탄현을 넘은 김유신군은 동방군 3만이 막고 있을 테니까 걱정할 것 없다고 이르라!”

동방 방령 사택부가 지휘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