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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체육회장
전북체육회장
  • 위병기
  • 승인 2019.02.18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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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와 정치는 동전의 앞뒤라고 할만큼 깊이 연결돼 있다.

2006년 지방선거를 한두달 앞둔 어느날, 도지사 실에서 놀라운 장면이 연출됐다. 강현욱 당시 지사의 재선을 촉구하는 집회가 체육계 임원 중심으로 열린 것이다. 김완주 전주시장이 도백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현직인 강현욱 지사가 전격 뜻을 접자 일부 체육인들이 출마를 공개적으로 촉구한 것이다. 하지만 끝내 강 지사는 출마하지 않았고 선거후 강현욱 출마를 촉구한 체육인들은 험한꼴을 보거나 자의반 타의반 현직을 떠났다. 도 체육회 사무처장의 지사 면담이 수개월째 거부되거나 생활체육회 예산이 끊기면서 직원들이 월급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결국 도생활체육회장이나 사무처장이 사직하면서 사태는 마무리된다. 하나의 사례에 불과하지만 체육계와 정치권이 어떤 관계인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전북체육회장은 늘 도지사가 맡아왔기에 예전엔 체육회 임원이나 종목 협회장을 맡으려는 사람들이 줄을 섰다.

스포츠에 대한 인기가 수그러들던 때, 1995년 민선시대가 열렸다. 유종근 민선지사의 측근이었던 김대열씨가 전북체육회 상임부회장이 되면서 도내 시장, 군수에게 특정 종목 단체장을 맡겼는데 누구하나 싫은 내색을 하지 않았다. 이후 지사가 바뀔 때마다 도내 체육계도 자연스럽게 물갈이가 이어졌다. 시장, 군수가 체육회장을 맡고있는 시군에서는 선거때마다 피아를 구분하고 철저한 논공행상과 정치보복이 뒤따르는데 그 중심에 체육계가 있다.그래서 체육계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고조됐다. 급기야 지난해말 지방자치단체장의 체육단체장 겸직을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쉽게 말해 도지사는 전북체육회장을 맡을 수 없고, 시장·군수도 시군체육회장을 올해 안으로 내놔야 한다는 얘기다.

국회의원이나 지방의원도 마찬가지다. 선거 때마다 체육회 등이 선거조직으로 악용되는 관행을 막는다는 것이다. 잘 운영되면 체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할 수 있게 될 것 같지만 실상 체육계가 더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가 적지않다. 전북체육회의 경우 해마다 320억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되는데 소위 코드가 맞지 않는 인사가 체육회장이 됐을 경우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 시군도 마찬가지다. 아직 시간이 있기는 하지만 자칫 스포츠를 살리려다가 더 고사시킬 우려가 있다. 특히 체육과는 무관한 선거공신이나 생계형 업자가 체육회장을 맡는다면 그 폐해는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래서 벌써부터 체육계 안팎에서는 여러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제100회 전국동계체전 팡파르가 울리는 오늘 체육인들의 고민이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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