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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군 진달래학교 졸업식… 어르신 42명 초등 학력인정 졸업장 받아
완주군 진달래학교 졸업식… 어르신 42명 초등 학력인정 졸업장 받아
  • 김재호
  • 승인 2019.02.20 21: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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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었다고 포기했으면 오늘의 기쁨 없었을 것”

‘마늘밭 양파밭은 내 손만 지달리고/ 아랫집 마늘밭도 건넛집 양파밭도/ 자꾸만 자꾸만 나를 오라허네// 내밭 돌보는 것도 힘든디/ 이웃집 밭들까지 나를 불러대니/ 아이구 내 허리 아이구 내 물팍이야(중략) 살려주오 살려주오 나 좀 살려주오/ 숙제도 해야 허고 학교도 가야는디/ 아이구 아이구 이를 우얄꼬’

20일 제2회 완주군 진달래학교 졸업식에서 소개된 고산면사무소 일반반 이봉임 씨의 시 ‘우얄꼬’는 지난해 진달래학교 전국문예대회에서 당당히 최우수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농사일 하랴, 가정일 하랴, 숙제하랴, 학교 가랴 눈코뜰새 없이 바쁜 시골 어르신의 일상을 정제된 언어로 잘 그려낸 것이 심사위원들의 눈을 사로잡아 최우수상 영예를 안았다.

평생을 학교 문턱조차 구경 못한 채 늙어버린 농투성이 할머니가 시인으로 당당히 등단할 수 있었던 것은 진달래학교 덕분이다.

완주군청 문화강좌실에서 열린 ‘제2회 진달래학교 학력인정 졸업식’에서 고산면 이옥지 할머니 등 고산면사무소반 19명과 삼례읍사무소반 12명, 비봉면사무소반 11명 등 총 42명이 초등학교 졸업장을 받고 눈시울을 붉혔다. 진달래학교의 졸업식은 지난해 이서 정농경로당반 11명의 졸업생 이후 두 번째 열렸다.

이날 졸업식에서는 유한순(삼례읍), 인금순(고산면), 최정순(비봉면) 등 학습장별 대표 3명에게는 모범학습자상, 진달래학교 학력인정반 최고령인 소채순(91세·고산면)에게는 진달래 으뜸상이 수여됐다.

졸업식에는 박성일 완주군수, 최등원 완주군의회 의장 등 의원, 가족 등이 참석해 늦깎이 졸업을 축하했다. 특히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에서는 성인문해 지원사업으로 제작한 책가방 282개와 경로당반 좌식의자 110개를 전달, 큰 박수를 받았다.

졸업생 유한순(76세) 씨는 졸업식 답사를 통해 “비록 배움에 있어서 많이 늦었지만,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고 생각했다”며 “공부하는 걸 포기했으면 오늘 이 기쁨은 없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성일 완주군수는 “진짜 달콤한 내 인생을 꿈꾸는 진달래학교에서 배움과 인생의 재미를 느끼고 학력인정 졸업장까지 받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며 “졸업생들의 열정이 자랑스럽고 존경스럽다”고 말했다.

완주군 진달래학교는 ‘진짜 달콤한 내 인생을 꿈꾸는’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마을 경로당이나 읍·면사무소 등에 문해강사를 파견해 한글 기초반, 초등 학력인정반, 초등 심화반 등을 운영하는 어르신 문해학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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