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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남행열차'
김정은 '남행열차'
  • 위병기
  • 승인 2019.02.25 20: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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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머스 제퍼슨 제3대 미국 대통령은 “민주주의라는 나무는 애국자와 압제자의 피를 먹고 자란다”는 명언을 남겼다. 실제로 우리의 근현대사만 봐도 그렇다.

동학농민혁명, 3·1운동, 6·25 전쟁, 4·19혁명과 바로 뒤이은 5·16 쿠데타, 5·18 광주민주화 운동 등등 숱한 고비고비마다 수많은 애국자는 물론, 압제자들의 피가 뿌려졌다.

광복 이후 어쩌면 우리 국민은 희생을 덜 치르고 민주화와 산업화를 위해 함께 힘을 모을 수도 있는 기회가 있었으나 번번히 무산되면서 엄청난 시련을 더 겪어야만 했다.대표적인게 평화적 정권교체가 이뤄질뻔하다가 눈 앞에서 신기루처럼 사라진 조병옥·신익희 선생의 급서를 들 수 있다.

1960년 2월 15일 대통령 당선이 유력해보였던 조병옥 박사가 급서했다. 조윤형·조순형 전 국회의원의 아버지인 조병옥 박사는 민주당 대통령 후보등록까지 마쳤지만 갑작스럽게 발병, 미국 월터리드 육군병원에 입원했으나 끝내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이는 대한민국 국민이 30년이 넘는 세월을 군부독재 치하에서 고통받는 신호탄 이었다.

조병옥 박사의 급서에 앞서 4년전 더 놀라운 일이 있었다. 이승만 정권에 대한 염증이 깊어지면서 1956년 3대 대선때 민주당 신익희 후보는 당선을 목전에 뒀다. ‘못 살겠다, 갈아보자’는 민주당 대선 캐치프레이즈는 여론을 등에 업었으나 거기까지였다. 대선을 열흘 앞두고 신익희 선생이 호남 유세를 위해 열차로 이동하다 갑자기 쓰러져 사망하면서 정권 교체가 무산됐다. 공식 사망 원인은 뇌졸중 이었으나 갑작스런 유력 야당 후보의 죽음은 숱한 의혹을 낳았다.

바로 그때 전 국민적인 애도 분위기를 담아낸 노래가 있었으니 박춘석 작곡, 손로원 작사, 손인호가 노래한‘비내리는 호남선’이다. 신 박사의 석연치 않은 죽음에 대한 애도 심리 등이 맞물리면서 공전의 히트를 했다. 이후 김수희의 ‘남행열차’란 노래도 ‘비내리는 호남선’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세월이 흘러 이런저런 사연을 모르는 이들도“비내리는 호남선, 남행열차에~”로 시작하는 남행열차란 노래를 회식자리 같은데서 한두번쯤은 불렀으리라.

그런데 요즘 때아닌 ‘남행열차’열풍이 불고 있다. 북-미 정상회담 참석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 대륙을 열차로 종단해 베트남에 도착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에선 대통령이 지방행사에 참석할 경우 비행기, 열차, 자동차 등 3가지 교통 수단이 동시에 움직인다고 한다. 경호 등 여러가지를 감안한 조치로 보인다. 어쨋든 한편에선 “3시간이면 갈 것을 3일이나 걸려 간다”고 말하고 있으나 남행열차를 타고 가는 김정은 위원장의 노림수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남행열차에 몸을 실은 김정은 위원장은 트럼프와의 핵담판에서 과연 핵웃음을 자아낼 큰 작품을 만들어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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