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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 검증 기회조차 없는 조합장 선거
후보 검증 기회조차 없는 조합장 선거
  • 전북일보
  • 승인 2019.03.04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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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부터 시작된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깜깜이 선거로 치러지고 있다. 후보자는 자신을 알릴 방법이 극히 제한적이고 유권자인 조합원은 후보자를 제대로 검증할 방법이 없다 보니 조합장 선거가 안갯속에서 진행되고 있다.

‘공공단체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을 적용받는 조합장 선거는 후보자 본인만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지지자는 물론 후보자의 배우자조차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 전화와 정보통신망 명함 등을 이용한 선거운동은 가능하지만 자신을 알리는 홍보 현수막이나 공약과 정책 등을 밝힐 수 있는 연설회는 금지된다. 유권자들도 조합 발전 비전과 정책 등을 듣고 판단할 수 있는 합동연설회나 후보자초청 대담, 공개토론회 등이 없기 때문에 후보자를 검증하고 옥석을 가릴 수 있는 기회가 전무하다. 시민사회단체나 농민단체에서 추진하려했던 메니페스토 운동도 전혀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2015년 김제에서 농민단체 주최로 농협 정책토론회를 개최하려 했지만 사전 선거운동 문제로 토론회를 취소한 일이 있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 2015년 후보자 초청 정책토론회와 예비후보자 제도 신설 등 유권자의 알 권리와 선거운동의 자유를 확대하는 내용을 국회에 권고했었다. 국회에서도 후보자 외에 배우자의 선거 운동, 인터넷 홈페이지를 이용한 선거운동, 60일 전부터 예비후보자 도입, 조합 행사장에서 정견 발표, 정책토론회 등을 허용하는 법안이 발의됐지만 아직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조합장 선거운동에 제한이 많다 보니 현직 조합장이나 조합 직원, 그리고 지방의원 등 지역에서 이름이 알려진 인사들이 대거 선거에 나서면서 그들만의 잔치로 전락했다. 더욱이 후보자의 입이 막히고 후보검증 기회가 주어지지 않으면서 돈 선거가 더 심해지는 경향을 띠고 있다. 소수의 조합원을 대상으로 선거가 진행되기 때문에 매표행위 등 불법 탈법행위가 끊이지 않는다. 또한 지연 혈연 학연 등에 의해 조합장 선거가 좌우됨에 따라 지역갈등 요인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실제 이번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와 관련, 전북지역에서 수사가 진행중인 선거사범 19건 가운데 14건이 금품수수 행위다.

조합장 선거도 공직 선거처럼 정견 발표나 토론회 대담 등을 자유롭게 허용해서 유권자의 올바른 선택을 보장해야 한다. 지금처럼 깜깜이 선거로는 농협 발전과 깨끗한 선거문화 정착을 기대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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