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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미세먼지 속 마스크 착용 못하는 ‘거리의 약자’
최악의 미세먼지 속 마스크 착용 못하는 ‘거리의 약자’
  • 최정규
  • 승인 2019.03.06 2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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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톨게이트 요금소, 매연 수시로 들이닥치지만 고객응대 위해 마스크 착용포기
스타벅스 드라이브 스루 매장 직원, 고객응대 위화감 조성 등으로 마스크 착용 못해
모래먼지 등과 사투 벌이는 공사장 인부들, 숨시기 곤란해 착용 안하는 경우 다반사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 6일 전주시 만성동의 한 건설현장에서 근로자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일하고 있다. 박형민 기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 6일 전주시 만성동의 한 건설현장에서 근로자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일하고 있다. 박형민 기자

“마스크를 쓰면 너무 갑갑해요... 그냥 안 쓰고 일 하는게 더 편해요.”

연일 최악의 미세먼지가 전북을 덮친 가운데 밖에서 일하면서 마스크조차 쓰기 힘든 거리의 약자들이 있다. 톨게이트 요금소 직원들과 공사장에서 일하는 노동자 등이다.

미세먼지 저감조치가 발령 된 6일 오전 전주 덕진구 용정동에 위치한 전주 고속도로 톨게이트. 고속도로 이용요금을 정산하는 직원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일을 하고 있다. 밝은 미소로 “안녕하세요. 이용요금은 0000원입니다”라고 말하지만 수시로 기침을 했다.

전북일보 기자가 3.3㎡(한평) 남짓한 톨게이트 박스로 들어가 경험해보니 대형트럭이 지날 때마다 자동차 매연이 얼굴을 덮었다. 순식간에 목이 아파왔다. 작은 환풍장치가 있지만 효과는 미비했다.

이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이유는 고객과의 대화에 마스크가 지장을 주기 때문이다. 마스크를 착용할 경우 말이 잘 전달되지 않는다는 이유다.

10년째 톨게이트에서 근무중인 한모씨는 “마스크를 매일 지급받지만 통행하는 운전자과 대화도 해야 하는데 전달이 잘 안되기 때문에 벗고 있는 경우가 많다”면서 “일을 마치고 나면 가래와 함께 기침이 나온다”고 말했다.

자동차를 탄 채 음료를 주문하고 가져가는 스타벅스의 드라이브 스루 매장 직원들도 상황은 마찬가지. 전주 효자동 한 매장은 창문을 열고 몸을 내민 채로 손님에게 음료를 건네주고 계산을 한다. 창문을 열어놓은 채 일하면서 심각한 바깥 미세먼지가 여과 없이 들어오는데도 직원은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있다.

해당 매장 아르바이트생은 “아무래도 마스크를 착용하면 고객에게 목소리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주문이 용이하지 않기도 하지만 내부에서 고객에게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이유로 착용을 꺼려해 착용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스타벅스 코리아 관계자는 “마스크 착용에 대한 지침이 없어서 일부 매장에서 혼선이 있었던 것 같다”면서 “지난 5일부터 마스크 착용에 관련된 공지를 내린 상태고 매장 내 공기청정기와 에어커튼 설치 등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사장 근로자들도 마스크를 지급받지만 착용하지 않았다. 힘든 물건을 들거나 뛰는 등 숨이 차는 일이 많아 마스크를 착용할 경우 숨이 가빠온다는 이유에서다.

전주 만성지구 건설현장의 한 근로자는 “매일 아침 조회에서 마스크를 지급받지만 착용하면 갑갑하고 숨도 쉬기 힘들어서 잘 사용하지 않는다”면서 “써야 되는 건 알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했다.

박승용 전북대학교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외부에서 일을 하는 노동자는 미세먼지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는 것이 좋다”면서 “무조건 KF수치가 높은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보다는 마스크 착용 시 호흡이 불편할 경우 의료인과 착용여부를 상의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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