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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문화예술계 미투 1년,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
전북문화예술계 미투 1년,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
  • 김태경
  • 승인 2019.03.14 20: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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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치료예방센터·전주시 인권센터 인권포럼
전주 우진문화공간서 문화예술인·시민 참여 토론
14일 전주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전북 문화예술계 미투 1년,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라는 주제로 인권포럼이 열린 가운데, 이성미 여성문화예술연합 대표가 예술가들의 창작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제도변화의 필요성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조현욱 기자
14일 전주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전북 문화예술계 미투 1년,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라는 주제로 인권포럼이 열린 가운데, 이성미 여성문화예술연합 대표가 예술가들의 창작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제도변화의 필요성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조현욱 기자

“3월 14일, 연인끼리 사탕 주고받는 날로 알고 있죠. 하지만 오늘 이 자리 오신 분들은 이렇게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오늘은 전북지역의 문화예술계 미투 1년에 대한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날입니다.”

전북 문화예술계에서 발생한 여성들의 성폭력 피해가 수면 위로 떠오른지 1년의 시간이 지났다.

14일 전주 우진문화공간에서 지역 문화예술인과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전북 문화예술계의 ‘미투’ 이후 나타난 유의미한 변화와 과제를 나누는 자리가 마련됐다.

성폭력예방치료센터와 전주시 인권위원회가 ‘전북 문화예술계 미투 1년,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주제로 포럼을 연 것.

이날 포럼에서는 송경숙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 센터장이 좌장을 맡았으며 발제자로는 성폭력반대연극인행동 김보은 씨와 여성문화예술연합 대표 이성미 씨가 나섰다. 또 토론자로는 성폭력예방치료센터 권지현 씨와 전북여성문화예술인연대 송원 씨가 참여했다.

첫 발제자로 나선 김보은 씨는 연극계에서 성폭력 피해자가 자신의 피해를 쉽게 말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김보은 씨는 “연극계라는 협소한 공동체 안에서 ‘평판’은 작업을 유지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위계질서에 순응하게 만든다”며 “위계질서는 ‘연극을 위해서’란 이유로 위계 폭력을 묵인해왔고, 이것이 젠더 권력과 만났을 때 ‘말할 수 없는 성폭력’을 만들어 냈다”고 강조했다.

이어 권지현 씨는 토론 주제로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의 문제점을 들었다. 지난해 피해 사실을 밝힌 한 배우의 용기로 전북지역 여성단체가 모인 ‘미투특별위원회’와 ‘미투운동과 함께하는 전북시민행동’이 만들어졌지만 여전히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것. 특히 피해당사자에게는 지지와 격려 못지 않은 비난과 압박의 시선도 쏟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권지현 씨는 “피해자가 피해였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가해자가 가해가 아니었다는 것을 증명하도록 ‘가해자에게 묻는’ 구조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전한 예술 창작환경에 대한 제도 변화의 필요성을 주제로 발제한 이성미 씨는 문화체육관광부 성희롱·성폭력 예방 대책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느낀 공공의 역할에 목소리를 높였다.

이성미 씨는 “70%에 달하는 예술가들이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어 공공기관 위주의 성폭력 방지 정책으로 보호받지 못한다”면서 “예술가의 지위를 보장하고 공정하고 안정적인 창작환경을 조성, 지원하는 게 공공 정책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송원 씨는 ‘한 다리 건너면 다 아는’ 지역사회에서 피해자가 본인의 피해사실을 말했을 때 오히려 가족과 지인들의 입방아에 오르며 오히려 공격의 대상이 되는 현실에 대해 이야기했다.

또 송원 씨는 성폭력에 대항하는 연대조직·문화예술계 내 소통창구·성폭력 예방교육의 부재도 지적했다.

이어 송원 씨는 “전북 문화예술계의 생태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행정이 나서 안전하고 평등한 문화예술 창작환경과 지역 예술가의 생존권과 적폐청산을 위한 토론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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