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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에ON多] 익산의 역사가 흐르는 강, 만경강을 걷다
[익산에ON多] 익산의 역사가 흐르는 강, 만경강을 걷다
  • 기고
  • 승인 2019.03.19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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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기자단이 간다

‘구강(舊江)의 흔적을 따라서’
익산 만경강을 걷다

익산은 북쪽으로는 금강이 남쪽에는 만경강이 있어 예부터 풍요로운 땅이었습니다. 농업 중심의 사회에서 강은 대단히 소중한 자산이었지요. 농업의 비중이 현저히 감소한 지금에서도 강이 지닌 가치는 대단히 높다고 생각됩니다. 강을 역사적 관점에서 보면 인류가 정착 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기대어 살아온 공간입니다. 그러므로 인류의 역사는 강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만경강 구강(舊江)의 흔적을 따라 걷는 이유도 거기에 있습니다. 구강(舊江)의 흔적 속에 익산의 이야기가 있기 때문입니다. 익산의 이야기를 찾아 만경강 구강(舊江)의 흔적을 따라 걸어보았습니다.

 

만경강 걷기 시작은
익산천 합류점에서

만경강은 발원지인 완주군 동상면 밤샘에서 시작해서 대아리 저수지에 모였다가 다시 흘러 고산천을 이룹니다. 고산천 물은 봉동을 지나면서 소양천을 만나 세를 키우고 삼례에서 전주천과 합류하면서 만경강의 모습을 갖춥니다. 삼례를 지나온 물은 익산 춘포면 입구에서 익산천과 만납니다. 이곳에서부터 만경강 걷기를 시작합니다.

걷기에 앞서 전망대에 올라 강 쪽을 바라보면 익산천 합류 지점 부근과 그 위쪽으로 모래밭이 생겼습니다. 모래를 보니 옛날에는 이곳이 모래찜질하던 곳이었다는 것을 상상해 볼 수 있습니다. 모래밭 주변에서 놀고 있는 철새들이 많이 보이는데요. 철새를 관찰하고 있던 유칠선 박사(생태학)에 의하면 지금 보이는 새는 청둥오리, 물닭, 노랑부리저어새, 민물가마우지, 중대백로 등이랍니다. 만경강에는 많은 철새가 찾고 있는데 160~170종이 서식하고 있다고 하네요.

 

첩로(捷路) 네 곳과
구강(舊江)의 흔적

이번 구강 흔적을 따라 걷는 코스 안내는 ‘만경강 이야기’ 저자인 이종진 내 고향 물 해설사께서 해주었습니다. 만경강 익산 구간에는 네 개의 첩로(捷路)가 있는데요. 첩로(捷路)는 지름길을 의미합니다. 직강화 공사(1925년~1939년)를 하면서 굽은 수로를 직선으로 만든 곳이지요. 즉 첩로가 네 곳이 있다면 구강의 흔적도 네 곳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사진은 만경강 구강(舊江) 지도 위에 제방과 첩로를 붉은색으로 표시했습니다.

첫 번째가 ‘춘포 첩로’입니다. 익산천이 합류되는 지점에 있는 판문마을에서 호소가와농장 주택이 있는 중촌마을까지 구간입니다. 구강(舊江)은 제방 바깥쪽 북쪽으로 굽어서 흘러 마을 앞으로 흘렀습니다. 지금은 판문마을 주변에서는 희미한 흔적만 보이고 제방에는 마침 매화가 흐드러지게 피었습니다. 제방 안쪽 강물은 반듯하게 흐르고 있는데 이 물길이 ‘춘포 첩로’입니다. 이 첩로가 지나는 땅은 행정구역상으로 김제시에 속해 있던 논이었습니다.

‘춘포 첩로’의 종점인 중촌마을에서 보면 판문마을 쪽에서 보이지 않았던 구강(舊江)의 흔적이 고스란히 보입니다. 이 구강은 중촌을 지나 반대 강 건너 구담마을로 흘렀는데요. 이곳은 지금도 행정구역으로는 춘포면에 속해 있습니다. 일제강점기 때 중촌에는 호소가와농장과 이마무라농장 등이 있었습니다. 호소가와농장에서는 구강에 다리 놓아 이용했었고 구강(舊江)으로는 새우젓 배가 드나들었는데 강가에 심어 늘어진 버드나무에 배를 매어두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현 중앙창호 건물 앞 파란 지붕 집 위치에 “높은 주막”이 있었고 여각도 두 곳이나 있었다고 합니다. 그만큼 물류 이동이 활발했던 곳이라 생각됩니다. 서해에서 신창진까지는 큰 배로 이동하고 춘포는 작은 배를 이용했습니다. 자리를 이동해서 춘포에서 백구를 잇는 다리 중간에 서면 지나온 ‘춘포첩로’가 내려다보입니다. 좌측 제방 밖으로 멀리 돌아서 흐르던 강물이 첩로로 인해 일직선 가까운 형태로 흐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춘포 문학 마당 앞 강 쪽에는 신월리라는 마을이 있었습니다. 1920년대 만경강 직강화 공사를 시행하여 만경강으로 바뀌면서 마을 전체 주민들은 인근 마을로 분산 이사했습니다. 지금은 억새가 우거져 마을의 흔적을 볼 수는 없지만, 땅속에는 마을의 역사가 잠들어 있을 것입니다.

두 번째는 ‘간리 첩로’입니다. 용강마을에서 시작해서 석탄마을까지 이어진 구간입니다. 간리(間里)마을은 한자로 사이 간(間) 자를 사용하는데 아마 대장촌과 용강리의 사이에 존재한다는 데서 유래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곳은 石灘洞(석탄동)인데 원래는 만경강이 이렇게 급한 사행을 이루며 물이 돌아가는 여울이라는 뜻의 “돌여울”이었습니다. 순우리말의 마을 이름을 굳이 한자로 표현하는 과정에서 이렇게 원래의 뜻이 변형된 것이지요.

간리 구강은 만경강 직강공사 이후 주변에서 물이 모여들어 저수지와 같은 형태로 변화되었습니다. 앞에 보이는 건물이 한국농어촌공사의 농업용 간리 양수장입니다. 또 수십 년간 토사와 부유물 등이 쌓여 주변 주민들의 요구에 따라 2018년 말 익산시에서 준설작업을 벌이기도 하였습니다. ‘간리 첩로’ 서쪽 끝부분에 석탄마을이 있었는데 모두 이주하고 농업용 창고만 있습니다.

구강 바로 위쪽 제방에는 봄꽃이 가득 피었습니다. 봄까치꽃입니다. 이른 봄에 꽃을 피우는 식물이랍니다. 만경강 제방을 스치고 지나는 바람에 아직은 냉기가 느껴지지만, 발아래에는 분명 봄이 가까이 와 있습니다.

이곳에서 목천포 구간은 만경강 정비 작업이 진행되고 있어 복잡한 편입니다. 제방에는 수문 공사와 자전거 도로 공사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공사가 완료되면 만경강을 포함한 익산 자전거 일주 여행 코스를 만들면 좋겠습니다.

세 번째는 ‘백구정 첩로’입니다. 옛둑2길(이뜨기)에서 시작해서 수문 공사를 하는 지점까지를 말합니다. 지명을 아직도 ‘이뜨기’라고 부르고 있는데 옛둑 즉 구강의 둑이 있던 마을을 지칭하는데 옛둑이 변화되어 ‘이뜨기’로 불리고 있답니다. 만경강 건너편 산 정상에 정자가 있었는데 그 정자가 “백구정”이라서 ‘백구정 첩로’ 라 했습니다. 만경강 제수문을 닫으면 수문을 통해 구강 시점으로 강물이 유입되게 되어 있습니다. 이 구간 구강에 특히 물이 많은 이유는 천동, 천서 방향 즉 구 익산천 물이 유입되기 때문입니다. 구강 시점에는 배수 시설과(수중 펌프) 하천부지로 물을 보냈던 수로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마지막은 ‘목천포 첩로’입니다. 시점은 논으로 사용되면서 폐쇄되었고 종점은 목천포 구 만경교 직전에 있습니다. 현 종점도 새로 만든 물길입니다.

본래 구강 종점은 구 만경교와 현 만경교 사이에 있는 수문입니다. 익산장례식장을 지나 흐르는 물길인데 사용되지 않으면서 좁은 물길 흔적만 남아 있습니다. ‘목천포 첩로’가 생기기 전 구강의 길이는 무려 4km였는데 ‘목천포 첩로’의 길이는 1km로 단축되어 홍수 시 배수효과는 획기적으로 향상되었답니다.

목천포에는 구 만경교 일부가 남아 있는데요. 그 위에서 바라보면 ‘목천포 첩로’를 선명하게 볼 수 있습니다.

 

목천포(木川浦 )
풍경

1908년 신작로(전군가도)가 만들어졌을 때는 백구정에서 목천 구강 앞까지 연결하는 직선 도로였으나 1928년 만경교가 설치되면서 길이 바뀌었습니다. 구 만경교는 2015년 익산 쪽 5 스판, 김제 쪽 3 스판만 남기고 철거되었습니다. 구 만경강 옆으로 철교 3개가 지나가는데요. 복선 일반 철도용 2개 나머지는 고속철도용입니다. 그중에서 맨 처음 설치한 철교는 한강 철교 이후 처음으로 만든 철교라서 역사적 가치가 있는 것이랍니다. 구 만경교 앞쪽에는 만경강 물 문화관 부지가 조성되어 있습니다. 낮은 지형이었으나 성토하여 도로 높이로 만들었습니다. 이곳은 행정구역은 김제시이지만 물문화관 관리는 익산시에서 할 계획입니다.

만경강 구강의 흔적 답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옛 나루터를 찾았습니다. 이곳은 만경강이 구 이리와 가장 가까운 곳이었습니다. 만경강 남쪽 지역인 김제지역에서 이곳 나루터를 가장 많이 이용하였고요. 마을 명칭도 “나룻가마을”인데요. 지금도 구강의 흔적은 그대로 남아 있지만, 나루터가 있던 곳은 도시 개발이 되어 동익산과 접하고 있었습니다. 만경강이 이렇게 시내 안쪽으로 흘렀다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만경강은
역사책

만경강 구강의 흔적을 따라 걸으며 익산의 역사를 공부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만경강의 관점에서 익산의 역사 흐름을 바라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라고 느꼈습니다. 이번 답사에서는 만경강 구강 전체에 대해 개략적으로 바라보는 수준이었습니다만 향후 개별 첩로 구간을 돌아보면서 세부적인 이야기를 찾아보고 싶습니다. 익산의 만경강은 관광, 생태는 물론 역사적인 측면에서도 중요한 가치를 지닌 곳임에 틀림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글·사진 = 익산시 블로그 기자단 김왕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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