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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국민 말고 중국을 잡아라
미세먼지, 국민 말고 중국을 잡아라
  • 기고
  • 승인 2019.03.20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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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호 국회의원(남원시·임실군·순창군 무소속)
이용호 국회의원(남원시·임실군·순창군 무소속)

사상 최악의 미세먼지 사태로 온 나라가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13일 국회가 8개의 관련법을 통과시키며 미세먼지를 사회재난으로 규정했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연일 최고기록을 경신하는 미세먼지 뉴스로, 위험 수준에 대한 국민적 역치만 높아지는 건 아닐지 우려스럽다.

국민적 공포와 분노는 그칠 줄 모르고 커져 간다. 출퇴근이 두렵고, 아이 낳고 키우기가 겁나는 세상이 되었다. 그 뿐 아니다. 미세먼지 수치가 치솟는 속도에 맞춰 지역 상권 매출도 뚝뚝 떨어지니, 국민 건강은 물론 출산율에서부터 서민 경제에 이르기까지 미세먼지의 검은 그림자가 미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다.

그야말로 미세먼지 해결이 곧 민생 정치의 척도가 되는 시대다. 그러나 정치권은 여전히 국민 여망에 미치지 못한 채, 책임 공방에만 열을 올리는 모양새다. 미세먼지 이슈가 진영간 정치 싸움의 도구로 전락하는 동안 국민들의 피로도와 정치 혐오는 더해간다. 국회의원의 일원으로 부끄러움과 함께 답답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네탓 공방이 아니라 재난 극복을 위한 근본적 대책 마련이다. 여야 모두 약속한대로 미세먼지 해결방안을 마련하고 즉각 실행해내기 위해 초당적 협력을 이뤄야 할 시점이다.

국내 고농도 미세먼지가 계속되는 것은 중국 등 외부 탓이 가장 크다. 이낙연 국무총리와 조명래 환경부 장관 역시 중국 책임론을 언급하며 한중 공조의 필요성을 거듭 밝힌바 있다. 편서풍 강한 5월에는 중국발 미세먼지 영향이 68%에 달한다는 한-미 연구팀의 공동 연구 결과도 있지 않은가.

그런데도 그간의 대책은 애꿎은 시민 불편만 가중시키는 방향으로 진행되어 왔다. 지하철 내부의 미세먼지 수치가 지상 평균의 2배 이상 나쁜 곳도 있는 상황에서 2부제를 강화하고 시민들로 하여금 대중교통을 이용하라고 하는 것은, 결국 미세먼지를 피해 미세먼지 소굴로 들어가라는 것 아닌가. 서민의 건강만 생각한다면 미세먼지가 심할 경우 마스크를 쓰고 승용차를 이용하도록 권장해야 할 판국이다.

이제라도 여야 힘을 합쳐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대중 외교에 집중해야 할 때다. 미세먼지 재난엔 국경이 없다. EU의 경우, 대기오염으로 인한 조기 사망자 비율 50% 감축 목표 시기를 2030년으로 정하고 대기오염물질 배출 한도를 회원국별로 설정해 관리하며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반면 동북아시아의 국제 공조는 미미한 수준이다.

미세먼지 해결에서 가장 중요한 선제적 과제는, 단연 국제 공조다. 국내 미세먼지의 가장 큰 오염원으로 언급되는 중국과의 공조와 협력에 매진하지 않는다면 미세먼지 해결은커녕 상황만 더더욱 악화될 것이다. 이제라도 청와대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을 위원장으로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범사회적 기구’를 만들고 국제적 해결에 힘을 쏟는다는 소식이 반가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중 기금을 만들어 공동 연구를 지속하고 충분한 데이터를 축적해 나가는 것 역시 중요하다. 제대로 된 책임 공방은 국내 정치권이 아니라, 한중 과학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통해 중국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 부분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책임을 묻고, 함께 힘을 합쳐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할 부분에 대해서는 아낌 없이 투자를 이어가야 한다.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한중 외교야말로 북미 협상만큼이나 시급하고 중요한 국가적 과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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