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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 면류관
가시 면류관
  • 권순택
  • 승인 2019.04.17 20: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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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는 전 세계 기독교인들이 예수의 고난과 십자가의 죽음을 기리는 고난주간이다. 특히 부활절을 앞둔 금요일은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못 박힌 성 금요일로 기념한다.

기독교의 최대 절기인 부활절을 앞두고 지난 16일(한국 시각) 프랑스 파리에 있는 노트르담 대성당이 화마에 휩싸였다. 대성당의 상징인 93m 높이 첨탑과 지붕이 순식간에 무너져 내렸다. 850년 역사의 인류 문화유산이 한순간에 잿더미로 사라진 것이다.

1163년 프랑스 루이 7세 때 센강 시테섬에 있던 교회를 허물고 100여 년에 걸쳐 완성한 노트르담 대성당은 프랑스 고딕건축 양식의 대표작이다. ‘우리의 여인’을 의미하는 노트르담(Notre Dame)은 성모 마리아를 뜻하며 나폴레옹 황제 대관식과 메리 여왕 결혼식 등 프랑스와 영국 왕실의 주요 의식이 이곳에서 진행됐었다.

다행인 것은 노트르담 최고의 보물인 가시 면류관(Crown of Thorns)을 비롯해 십자가 조각과 못, 그리고 프랑스 왕 세인트 루이 9세가 착용한 ‘튜닉’, 회화 등은 소방관들의 필사적인 노력으로 구해냈다. 가격을 매길 수 없을 정도로 귀중한 그리스도의 가시 면류관은 황금으로 만들어진 나뭇가지와 갈댓잎을 원형으로 엮은 것이다.

원래 예루살렘 시온산 바실리카에 있었지만 1239년 프랑스 국왕 루이 9세가 당시 콘스탄티노플 측으로부터 사들여 프랑스에서 소유하고 있다. 가시 면류관이 파리에 도착했을 때 루이 9세가 맨발에 속옷 차림으로 뛰어나가 맞이했다는 일화도 있다. 이 가시 면류관은 매월 첫째 주 금요일에 열리는 노트르담의 ‘가시관 및 그리스도 수난 유물 경배 행사’ 때만 일반인에 공개해왔다.

그렇지만 성경의 마태·마가·요한 복음 등 세 곳에서는 로마 군병들이 가시로 면류관을 엮어 예수의 머리에 씌우고 갈대를 오른 손에 들리고 자색 옷을 입혀 유대인의 왕이여라고 희롱하였다고 기록했다. 이를 보면 당시 예수가 쓰셨던 가시 면류관은 지금과 같은 황금 소재는 아닌 것으로 추정된다.

여하튼 가시 면류관이나 십자가 조각, 못 등 예수의 고난을 나타내는 상징물에 천착(穿鑿)하기보다는 온 인류를 향한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과 사랑을 본받는 것이 가시 면류관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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