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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등하교 교통안전, 국가가 나서라
어린이 등하교 교통안전, 국가가 나서라
  • 전북일보
  • 승인 2019.04.24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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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교통사고가 한 해 평균 1만 건이 넘으며, 매년 100명 안팎의 사망자가 나오고 있다. 대부분 보행안전 사고다. 어린이들은 거리와 속도 인지 감각이 떨어져 항상 교통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 학부모 입장에서는 자녀의 등하굣길이 늘 걱정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매일 아이와 함께 등하굣길을 동행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등하굣길 안전지킴이 역할을 하는‘녹색어머니회’ 어머니들이 감사할 따름이다.

그런데 요즘 녹색어머니회의 회원들의 고충이 큰 모양이다. 봉사의 마음으로 참여했으나 막상 의무 아닌 의무로 변질되면서다. 개인 사정으로 참여하기 힘들 때도 어쩔 수 없이 책임져야 한다. 최근 몇 년 사이 회원 수가 급감하면서 회원들의 책임량도 많아졌다. 몇 전만 해도 횡단보도 한 곳에 2명이 배치됐으나 지금은 한 명이 담당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전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전북에서 활동하는 녹색어머니회에 가입된 학교는 145개교다. 지난 2016년에 가입학교는 245개교였지만 현재는 100개교가 감소했다.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학부모들의 녹색어머니회 참여가 크게 감소한 것이다. 회원 가입만 하고 실제 현장 활동을 하지 않는 회원도 많단다. 1969년‘자모교통지도반’으로 출범해 50년간 학생들의 등하굣길 안전을 책임져온 녹색어머니회에게만 더 이상 의존할 수 없게 된 상황에 이른 것이다.

등하굣길 안전을 책임져온 대표적 자원봉사단체인 녹색어머니회 활동이 최근 몇 년 사이 이렇게 위축됐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대신할 어린이 교통안전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1993년부터 학교 인근을 어린이보호구역으로 설정했으나 기본적인 보행로조차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곳이 많다. 녹색어머니회 대신 일반 학부모들이 날짜를 정해 순번으로 나서는 곳도 있으나 직장에 다니는 학부모의 경우 연가를 내야 하는 등 일상생활에 불편이 따를 수밖에 없다.

어린이의 등하굣길 안전을 가정에만 맡겨둘 문제가 아니다. 선진 여러 나라들이 오래전부터 초등학생 저학년을 대상으로 통학로가 비슷한 학생들을 모아 등하교를 책임지는‘교통안전지도사’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국가 책임으로 해서다. 국내에서는 서울시에서 2012년부터 이 제도를 도입했다. 언제까지 어린이 등하굣길 안전을 자원봉사에 의존할 것인가. 국가와 자치단체가 책임지고 자녀의 등학굣길 안전을 걱정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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